국제

가자 구호선 활동가들 귀국…“구금 중 이스라엘군이 구타”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됐던 한국인 활동가 2명이 귀국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 항해에 나섰다고 밝히며, 구금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22일 오전 6시 23분쯤 활동가 김아현씨와 김동현씨는 태국 방콕발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현지에서 구금됐다가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아현씨는 입국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가자지구행 항해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가자에서는 폭격뿐 아니라 굶주림으로도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며 “그곳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중동 정세가 위험하더라도 다시 항해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가자지구 방문 의사를 접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언제나 가자지구에 다시 갈 계획이 있다”며 “가자가 해방될 때까지, 또 그 이후에도 팔레스타인과 세계 곳곳의 고립된 땅들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여권을 무효화한 상태라는 질문에는 이동의 자유를 언급했다. 김씨는 “사람은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살고,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여권이라는 법적 절차로 저를 막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권리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많은 국가의 영사들이 중동 정세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의 외교적 갈등을 피하려 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스라엘 구금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배가 마지막으로 나포된 배 중 하나였고, 당시 이스라엘군은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며 “제가 감옥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타당한 뒤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얼굴을 여러 차례 맞았고, 현재 왼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함께 귀국한 김동현씨도 이스라엘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이스라엘이 저희에게 한 일은 공해상에서 무기가 없는 배들을 납치하고 민간인을 고문·감금한 것”이라며 “견딜 수 없는 수준의 폭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조치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두 활동가의 귀국으로 구호선 나포와 관련한 논란은 국내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항해에 참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과 국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위험 지역 방문을 제한해왔다.

 

이번 사안은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국제 구호 활동의 정당성,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정부 조치, 이스라엘의 나포·구금 행위의 적법성 논란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귀국한 활동가들이 구금 중 폭행 피해를 주장한 만큼, 향후 관련 사실관계 확인과 외교적 대응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케데헌'이 바꾼 K-콘텐츠 지도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소셜 미디어를 매개체로 삼아 전 세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팝과 드라마를 넘어 음식과 문화유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K-스토리텔링'이 새로운 소비 권력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한 물건 구매를 넘어 상품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 고유의 이야기가 담긴 상품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최근 열린 '서울포럼 2026' 특별 세션에서 전통문화 상품인 '뮷즈'의 성공 사례를 통해 콘텐츠의 힘을 증명했다. 과거에는 박물관 기념품 정도로 치부되던 굿즈들이 이제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이야기형 상품'으로 탈바꿈하며 오픈런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전통 민화 속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배지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한국적 전통이 더 이상 지루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재미있는 문화 놀이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이러한 전통 굿즈의 열풍 뒤에는 지난해 6월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파급력이 자리 잡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국적 요소들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극 중 캐릭터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전통 문양 상품들이 마치 공식 굿즈처럼 소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잘 만든 영상 콘텐츠 하나가 박물관 전시품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어떻게 완전히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K-컬처 간의 시너지 효과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며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RM이 SNS에 올린 미술품 사진이 전시 관람객 폭증으로 이어지거나, 블랙핑크 제니가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신라 금관 모티프 의상이 글로벌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식이다. 이제는 뷰티와 식품, 스포츠 브랜드들까지 자사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문화를 브랜드 스토리의 핵심 요소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한식 산업 역시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틱톡 챌린지와 K-팝 스타들의 먹방을 타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구글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한국 음식'에 대한 글로벌 검색량은 이미 '일본 음식'을 추월했다. 특히 '케데헌' 공개 이후 작품 속 주인공들이 즐기던 김밥과 라면, 냉면 등에 대한 관심도가 급등하며 한식의 문화적 위상은 정점에 달했다.전문가들은 이제 K-팝이나 K-드라마 등 개별 분야의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여러 산업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가 특정 콘텐츠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음식과 뷰티,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종합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며 타 문화와의 융합에 유연한 한식의 사례처럼, 한국 문화 전반이 서로의 산업적 가치를 높여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