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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도 홀린 '허수아비'…K-스릴러 아시아 차트 석권

 안방극장에 서늘한 전율을 선사하고 있는 범죄 스릴러 '허수아비'가 종영을 앞두고 역대급 흥행 화력을 내뿜고 있다. 1980년대 한국 사회를 뒤흔든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이 드라마는 시대적 비극을 관통하는 묵직한 연출과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선보이며 장르물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자극적인 묘사에 치중하기보다 피해자의 고통과 사건의 본질을 조명하는 균형 잡힌 시선을 유지하며 단순한 범죄물을 넘어선 웰메이드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는다.

 

흥행 지표 역시 압도적이다. 최근 방영된 8회는 평균 시청률 7.4%, 최고 8.2%를 기록하며 월화극 최강자 자리를 굳혔다. 이러한 열기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도 고스란히 이어져 티빙 내 실시간 인기 차트 1위를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에서 최상위권에 안착하며 로맨틱 코미디 위주였던 K-드라마의 수출 지형을 범죄 스릴러로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드라마 후반부의 핵심은 3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연쇄살인마 이용우의 정체와 그가 던진 수수께끼 같은 숫자 ‘12+2’의 비밀이다. 진범의 등장으로 형사 강태주는 거대한 각성을 시작했고, 그를 사지로 몰아넣었던 검사 차시영과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다다랐다. 시청자들은 두 주인공 사이의 팽팽한 심리전과 더불어 억울하게 사형 위기에 처한 임석만의 운명에 주목하며, 과거의 잘못된 수사가 현재의 진실과 어떻게 충돌할지에 대해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9회에서는 강태주와 차시영의 법정 맞대결이 펼쳐지며 극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불법 수사로 동료를 잃고 징계까지 받은 강태주가 증인석에 앉아 자신을 압박하는 차시영과 마주하는 장면은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속내를 감춘 채 날 선 질문을 던지는 검사와 분노를 억누르며 진실을 증언하는 형사의 대립은 단순한 법정 공방을 넘어 두 남자가 7년 동안 쌓아온 해묵은 원한과 복잡한 관계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야기는 강태주가 좌천된 무원에서 새로운 변사체를 발견하며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는 과거의 연쇄살인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수 있다는 공포를 유발하는 동시에, 누명을 쓴 임석만의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차시영은 오히려 시신을 처음 발견한 강태주를 모방 범죄자로 몰아세우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지만, 제작진은 새로운 증거의 등장과 예상치 못한 인물의 충격적인 진술이 사건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허수아비'는 촘촘하게 설계된 복선들을 하나씩 회수하며 결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강태주와 이용우의 목숨을 건 대담, 그리고 법정에서 밝혀질 수사기관의 치부 등 남은 관전 포인트들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자극한다. 제작진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강조하며, 30년에 걸친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이 어떤 비극적 혹은 정의로운 마침표를 찍게 될지 관심을 당부했다.

 

 

 

예산은 110%, 용지는 50%…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파문

선거는 끝났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불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12곳과 강남구·광진구 각 1곳 등 모두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유권자는 투표를 포기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 방송이 시작된 뒤에도 투표가 이어졌다.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항의도 있었다.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의 비판은 거세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했고, 국정조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여당내부에서도 선관위 책임론이 나왔다.논란이 커진 핵심은 투표용지 제작 방식이다. 선관위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체 유권자 수의 110% 수준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제작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본투표용지는 송파구의 경우 유권자 수의 50% 수준만 인쇄됐다. 광진구와 강남구도 각각 50%, 55% 수준이었다.선관위는 사전투표율과 본투표율을 고려해 본투표용지를 최소 50% 이상 확보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남는 투표용지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과거 잔여 투표용지를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뒤, 불필요한 여분을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투표소에서는 수요 예측이 빗나갔고,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가 지연되거나 제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참정권 침해 소지가 있는 중대한 선거 관리 실패”라며, 이번 사태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한다.선관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기표된 투표지를 바구니나 쇼핑백에 담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도 투표 현장 관리 부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전문가들은 선관위의 조직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중앙선관위원 9명 중 대부분이 비상임위원이고, 위원장을 현직 대법관이 겸직하는 관행 때문에 조직 장악력과 책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가 제한돼 내부 폐쇄성이 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선관위는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단순한 사과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표용지 수요 예측, 예산 집행, 현장 대응 체계, 조직 책임 구조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선거 관리의 핵심은 공정성뿐 아니라 유권자가 제때, 안정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는 신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