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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고유가 지원금 첫날, 탈락자 속출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면 접수가 시작된 18일, 전국 행정복지센터에는 신청 자격을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급 기준이 과거보다 크게 강화되면서 현장에서는 “지난번에는 받았는데 이번에는 왜 안 되느냐”는 항의와 문의가 잇따랐다.

 

이번 지원금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 지급 대상은 약 3600만 명으로, 전 국민 90%에게 지급됐던 과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비교하면 1000만 명 이상 줄어든 규모다. 지원 폭이 좁아진 만큼 신청 첫날부터 탈락 사례가 속출했고, 일부 시민들은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혼란의 핵심은 건강보험료 기준이다. 정부는 신속한 지급을 위해 별도의 소득 산정 절차 대신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직장가입자는 월 건보료 13만 원 이하일 경우에만 지원 대상이 된다. 과거 소비쿠폰 당시 기준이 22만 원 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문턱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연봉 기준으로도 약 7300만 원 수준에서 약 4340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역가입자 기준 역시 대폭 강화됐다. 1인 가구 지역가입자는 월 건보료 8만 원 이하일 때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전 기준이 22만 원 이하였던 만큼, 과거 지원금을 받았던 사람 중 상당수가 이번에는 제외됐다..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전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50대 시민은 “지난번에 지원금을 받아 이번에도 당연히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일부러 시간을 냈는데 대상이 아니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도 “월급이 있다고 해도 대출과 생활비 부담이 큰데 단순히 건보료만 보고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현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고액 자산가를 배제하기 위해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또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가구를 제외했다. 하지만 고가 주택이나 상당한 예금을 보유한 사람이라도 근로소득이 낮아 건강보험료가 적게 나오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소득이 투명하게 잡히는 직장가입자는 건보료 기준 때문에 탈락할 가능성이 커 ‘유리 지갑’ 직장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신청 첫 주에 적용되는 출생연도 5부제도 혼선을 키웠다. 일부 고령층은 자신의 신청 가능 요일을 확인하지 못한 채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되돌아갔다. 현장 공무원들은 대상 여부 확인과 5부제 안내, 이의신청 문의까지 처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행정안전부는 건강보험료 기준 적용에 대해 “추가 시스템 구축 없이 빠르게 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전쟁 등 대외 불안으로 유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제한된 재원을 보다 어려운 계층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심사를 거쳐 1인당 10만~25만 원을 차등 지급하고, 대상에서 제외된 시민들을 위해 이의신청 절차도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청 첫날부터 까다로운 기준과 자산·소득 간 불일치 문제가 드러나면서, 이번 지원금이 실제 민생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테슬라 모델 Y, 국산차 꺾고 안방 시장 점령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테슬라와 중국계 브랜드의 공세로 인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지난 5월 테슬라 모델 Y는 국내에서 총 8,762대가 판매되며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그랜저 등 쟁쟁한 국산 인기 모델들을 제치고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단일 모델이 국산차를 포함한 통합 시장에서 월간 정상에 오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히 모델 Y의 판매량은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인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한국GM의 내수 판매 합계마저 넘어서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테슬라의 압도적인 성적표는 단순히 브랜드 파워의 결과물이라기보다 중국 생산 차량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무너졌음을 시사한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모델 Y 대부분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과거에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품질과 안전성 우려가 컸으나,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성능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하면서 생산국보다는 실질적인 상품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훨씬 수월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커는 첫 모델로 중형 전기 SUV인 '7X'를 선보이며 5,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확정했다. 800V 고전압 시스템과 대용량 배터리 등 고사양 스펙을 갖춘 7X는 국산 중형 전기차 수요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지커는 서울과 부산 등 주요 거점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단순한 저가 공세가 아닌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 역시 한국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승용 시장 진출 이후 소형 전기차 돌핀 등을 잇달아 출시한 BYD는 지난달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오는 26일 개막하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독자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인 'DM-i'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다. 이는 BYD가 순수 전기차 시장을 넘어 현대차와 기아가 독주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중국계 브랜드의 다각도 공세에 직면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테슬라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있으며, BYD는 배터리부터 차량까지 수직계열화된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지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국산차는 전 차급에서 동시다발적인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가격을 낮추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격을 유지하면 점유율을 뺏길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단순한 보조금 정책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한국 자동차 시장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진단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이 배터리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바탕으로 상품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면서 더 이상 '싼 맛에 타는 차'라는 수식어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 테슬라가 열어젖힌 중국산 차량에 대한 수용도는 이제 토종 중국 브랜드들의 질주를 돕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고도화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창출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안방 시장 수성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