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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업들' 맑음…초고령사회가 바꿀 직업 지형도

 국내 노동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향후 10년간의 직업별 고용 전망이 공개되어 취업 준비생과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보건 의료와 반려동물 관련 직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전통적인 사무 지원이나 대면 서비스 직종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경영, 금융, 보건, 예술 등 주요 4개 직군 내 182개 직업을 심층 분석한 결과로, 기술 진보와 사회 구조적 요인이 일자리의 명암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가장 뚜렷한 증가세가 예상되는 분야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린 의료 및 돌봄 서비스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 등은 고령 인구의 급증에 따른 필수 인력으로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단순 치료를 넘어 예방과 재활, 정신건강 관리로 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관련 전문직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의사와 반려동물미용사 역시 1인 가구 증가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확대로 인해 고용 전망이 매우 밝은 ‘유망 직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직 중에서도 노무사, 회계사, 세무사 등 복잡한 법률 및 금융 지식을 다루는 직업들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관측됐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고도의 의사결정 지원 업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영상 녹화 및 편집 기사, 가수, 백댄서 등이 긍정적인 전망을 얻었는데, 이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확장과 디지털 플랫폼의 다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이러한 전문직들조차 AI 기술을 얼마나 능숙하게 도구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별적인 경쟁력이 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공지능의 습격과 자동화 열풍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에 위협이 되고 있다. 통역가와 비서, 검표원 등은 생성형 AI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업무 수요가 상당 부분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어 ‘다소 감소’ 직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언어 장벽을 허무는 실시간 AI 통번역 기술의 고도화는 통역가라는 직업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있다. 사진기자와 웨딩플래너 역시 기술적 대체와 사회적 관습의 변화로 인해 과거와 같은 고용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인구 절벽 현상도 일자리 지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직무의 축소를 불러왔으며, 이는 베이비시터와 같은 돌봄 서비스의 일부 영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비대면 서비스와 셀프 결제 시스템의 확산은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던 인력을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 기술이 인간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동시에,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의 노동력을 배제하는 양면성을 띠며 고용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번 전망 자료가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용정보원 측은 급변하는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습득과 직무 전환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청년층에게는 미래 유망 분야로의 진출을 독려하고, 중장년층에게는 AI 시대에 걸맞은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고용 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용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현대차 점유율 하락·기아는 EV3로 유럽 질주

 유럽 자동차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며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두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 성장하며 활기를 띠었으나,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가 저물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주류로 자리 잡은 시장 환경 변화가 양사의 실적 차이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기아는 소형 전기 SUV인 EV3 등 맞춤형 신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의 친환경차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지난달 기아의 판매량은 시장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7.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홀로 질주를 이어갔다. 전통적인 효자 모델인 스포티지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새롭게 투입된 전기차 모델들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PV5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반면 현대자동차는 주력 모델들의 교체 주기와 맞물려 판매량이 두 자릿수 급감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월 한 달간 현대차의 현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빠지며 점유율 또한 3%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투싼과 코나 등 기존 인기 모델들이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이며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아와 같은 폭발적인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일시적인 역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차인 인스터의 초기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향후 반등의 실마리로 꼽힌다.현대차와 기아가 주춤한 틈을 타 경쟁 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테슬라는 모델Y를 앞세워 1년여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기차 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더욱 위협적인 존재는 중국의 BYD로, 전년 대비 170%가 넘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안방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계 브랜드의 파상공세는 유럽 시장 수성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물량 확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가 전기차 라인업의 다양화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현대차 역시 인스터 등 신형 친환경차의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통해 점유율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 현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망 구축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유럽 시장은 이제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기술력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이 7%대에 머물며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양사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어떻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지가 향후 글로벌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테슬라의 수성 전략 사이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