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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720종 장미 속으로 '체크인'

 용인 에버랜드가 초여름의 길목에서 수백만 송이의 장미와 함께 유럽의 고전적인 정취를 담은 특별한 행사를 선보인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꽃 전시를 넘어 투숙객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테마를 도입해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월 하순부터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공간 구성부터 미각적 요소까지 호텔이라는 일관된 콘셉트로 무장했다.

 

축제의 중심인 로즈가든은 올해 '호텔 로로티'라는 이름의 가상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방문객들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치 유럽의 유서 깊은 부티크 호텔에 체크인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정원 곳곳에는 빈티지한 여행 가방 오브제와 드로잉 예술이 배치되어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내며,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낮과는 또 다른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한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보랏빛 장미가 군락을 이룬 퍼플 로즈존이다. 이곳에는 약 3미터 높이의 거대한 샹들리에가 설치되어 정원의 우아함을 극대화한다. 에버랜드가 오랜 시간 공들여 육성한 자체 품종 '에버로즈'를 포함해 전 세계 720여 종의 장미가 만개하며, 300만 송이에 달하는 꽃들이 정원을 가득 메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첨단 기술과 감각의 조화도 이번 축제의 묘미다.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딜리버리 로봇 '로지'는 정원 곳곳을 누비며 방문객들에게 장미의 향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별도로 마련된 체험 구역에서는 에버로즈 특유의 향을 시향지에 담아 소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미 터널과 미로 구역에는 향기 분사 장치를 설치해 걷는 것만으로도 장미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테마에 맞춘 식음료와 기념품 라인업도 풍성하게 준비됐다. 인근 이탈리안 식당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소고기를 꽃잎처럼 형상화한 피자와 장미 에이드 등 감각적인 메뉴를 내놓는다. 이와 함께 사막여우와 판다 캐릭터를 활용한 새로운 굿즈 20여 종이 출시되어 방문객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특히 예술가의 작품이 투영된 아트워크 상품들은 이번 축제의 소장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문화적 즐거움을 더할 공연 프로그램도 매일 펼쳐진다. 장미성 인근 야외 무대에서는 4인조 재즈 밴드가 감미로운 선율을 선사하며, 6월 초에는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에버랜드 측은 공간의 아름다움과 향기,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이번 축제를 통해 방문객들이 일상을 벗어나 유럽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특별한 추억을 남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논란 이후…5·18 왜곡의 상업화

 국가 공식 기념일로 예우받는 5·18 민주화운동이 최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변칙적인 왜곡과 조롱에 시달리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신군부의 언론 통제와 북한군 개입설 등 고전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이제는 기업의 상업적 마케팅이나 메타버스 게임, AI 합성 이미지 등을 활용한 교묘한 방식이 등장했다. 특히 최근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기획한 특정 프로모션은 광주의 아픈 역사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사용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역사 왜곡의 확산 속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5·18 기념재단의 최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왜곡 및 폄훼 게시물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5,000여 건에 달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한 왜곡 콘텐츠는 500% 이상 폭증했는데, 이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로 조회수를 올려 수익을 창출하려는 상업적 목적과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묘사한 게임이 유포되는 등 청소년층을 겨냥한 왜곡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광주 공동체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실존하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는 역사 부정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가폭력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에게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거나 상품화하는 행위는 과거의 고통을 강제로 재경험하게 하는 잔인한 처사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범죄적 행위와 다름없다.현행 법 체계가 변화하는 왜곡 형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18 특별법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조롱이나 상업적 이용 등 모호한 영역에 대해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념재단 측은 법률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개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공적 자료로 확인된 사실조차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 당국 역시 SNS 계정에 대한 내사와 삭제 요청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확산 속도를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4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족의 죽음이 조롱거리가 되는 현실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이 국민적 아픔을 갈라치기 도구로 삼거나 면피성 사과로 일관하는 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희생자의 관을 확인해야 했던 참혹한 기억을 간직한 이들에게 이번 사태는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일이다. 유족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결국 5·18 왜곡 문제는 우리 사회의 역사 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왜곡 콘텐츠가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역사의 진실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폄훼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국가폭력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 기업의 책임 의식 결여와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혐오 생산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와 함께 보다 촘촘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