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모아

정문성, 이춘재 모티브 살인마 변신…안방극장 '소름 주의보'

 ENA의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월화극 '허수아비'가 안방극장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유료방송가구 시청률이 7%를 넘어서며 과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세웠던 기록적인 행보를 재현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작품의 흥행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배우 정문성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이 지목된다. 그는 평범한 이웃의 얼굴 뒤에 잔혹한 본성을 숨긴 연쇄살인마의 이중성을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시청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한국 범죄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980년대 후반 경기도 화성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실제 사건의 무게감을 드라마적 장치로 치밀하게 녹여내며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수십 년간 미제로 남았던 사건이 과학 수사의 발전으로 해결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형사 강태주의 시점은, 과거의 야만적인 수사 방식과 현재의 진실 규명을 교차시키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극 중 가장 극적인 반전은 강태주의 오랜 벗이자 선량한 서점 주인이었던 이기환이 바로 그토록 쫓던 진범이었다는 사실이다. 정문성이 연기한 이기환은 초반부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보며 고통받는 소시민의 전형으로 그려졌다. 국가 권력의 폭력에 가족을 잃은 피해자처럼 보였던 인물이 알고 보니 모든 비극의 시작점이었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에 가까운 충격을 안겼다. 이는 실화 속 이춘재가 오랜 시간 평범한 이웃으로 살아왔던 실제 사례와 겹쳐지며 공포감을 더한다.

 

정문성은 이번 작품에서 동일 인물이라고 믿기 힘든 극과 극의 얼굴을 보여준다.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와 배려 깊은 태도로 주변을 안심시키던 전반부와 달리, 정체가 탄로 난 후 노년의 죄수가 되어 보여주는 광기 어린 미소는 압권이다. 특히 동생의 간절한 유언마저 외면한 채 범행을 이어갔던 냉혈한의 면모를 서늘한 눈빛 하나로 표현해내는 그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잡는 과정에만 집중하지 않고, 잘못된 공권력이 낳은 또 다른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하며 깊이를 더한다. 억울하게 용의자로 몰려 고문 끝에 생을 마감한 이기범의 서사는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동시에, 진범의 잔혹함을 더욱 부각하는 장치가 된다. 정문성은 이러한 비극적 서사 안에서 인간적인 면모와 악마적인 본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같은 사람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 분리를 성공시켰다.

 

현재 '허수아비'는 실화 기반 드라마가 가질 수 있는 자극성을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으로 웰메이드 수사극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정문성이 완성한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는 드라마의 남은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대중에게 배우 정문성이라는 이름 석 자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진실 앞에 선 인간의 추악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이 드라마의 여정은 당분간 안방극장의 뜨거운 화두로 남을 전망이다.

 

스타벅스 닉네임 서비스, 혐오 도구로 변질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매장 내에서 벌어지는 역사 왜곡과 혐오 표현을 방치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공법 3단체와 기념재단은 최근 성명을 통해 스타벅스 매장이 특정 세력의 혐오 놀이터로 전락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고객이 등록한 별명을 직원이 직접 불러주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가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5·18 민주화운동이나 특정 정치인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단어를 닉네임으로 설정해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이를 효과적으로 제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오월 단체들은 스타벅스가 지난달 18일 선보였던 부적절한 마케팅 사태 당시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지금의 참담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당시 스타벅스는 민주화 역사를 연상시키는 날짜에 '탱크'와 '탁' 등의 단어를 조합한 홍보물을 게시해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기업의 안일한 태도가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에게 역사적 비극을 조롱의 소재로 삼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었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문화 공간이어야 할 카페가 공동체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혐오의 장소로 변질되는 과정에서 기업이 사실상 방관자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통도 심각한 수준이다. 매장 직원들은 조롱과 비하의 의미가 담긴 영수증을 출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눈을 보며 해당 단어를 직접 호출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과 수치심을 오롯이 직원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는 명백한 책임 전가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나머지 현장 노동자들의 정신적 안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스타벅스의 기업 윤리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이에 따라 5·18 단체들은 스타벅스 측에 정치적·사회적 혐오 표현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정 대상을 조롱하거나 선동하는 닉네임 사용자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퇴거 조치나 이용 제한과 같은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또한 혐오 표현에 노출된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피해를 본 직원들에게 심리 치료와 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권고를 넘어 무너진 기업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스타벅스 코리아는 평소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거나 영업 방해 소지가 있는 표현을 부적절한 닉네임으로 규정해 제한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또한 정치적으로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는 중립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사적 비극을 조롱하는 표현들이 필터링 시스템을 뚫고 버젓이 매장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고 있다.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 혐오 행위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따라 하기식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스타벅스의 기존 대응 체계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결국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기업이 지역 사회의 역사적 맥락과 인권 가치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스타벅스가 지켜온 프리미엄 이미지는 단순히 비싼 커피 가격이 아닌,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제공한다는 약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혐오 표현을 방치함으로써 그 약속을 스스로 저버린 스타벅스가 진정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물론 사회적 지탄 또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매장 내 울려 퍼지는 혐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