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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비하 논란에 고개 숙인 日 JOC 부회장…자리서 물러났다


일본올림픽위원회 부회장이자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연맹 회장을 맡아온 기타노 다카히로가 한국인 비하 발언 논란 끝에 사임했다. 일본 봅슬레이 대표팀이 행정 착오로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가운데, 이를 수습하는 회의에서 차별적 표현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졌다.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은 12일 일본올림픽위원회가 기타노 부회장의 사임 의사를 수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연맹도 같은 날 기타노 회장의 사임을 발표했다. 기타노 회장은 연맹을 통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관계자 여러분께 큰 불편과 걱정을 끼쳤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2월 열린 연맹 임원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의는 일본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이 연맹 측 행정 실수로 올림픽 출전권을 잃은 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전력 강화 담당 이사가 선수 지원 체계 개선과 조직 운영 보완을 제안하자, 기타노 회장이 이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기타노 회장은 “결과를 보고 분석하는 것은 바보나 조센징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표현은 일본에서 한국인과 조선인을 낮잡아 부르는 차별적 단어로, 스포츠 단체 고위 인사가 공개 회의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졌다.

 


논란은 단순한 부적절 발언을 넘어 연맹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본 봅슬레이 대표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원인이 연맹의 행정 실수였음에도, 수장이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기보다 내부 제안을 묵살하고 임원을 모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타노 회장의 평소 한국 관련 인식도 문제로 거론됐다. 연맹 관계자들은 그가 과거에도 “한국은 신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국을 방문해 2018평창기념재단 측과 평창슬라이딩센터 활용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있어, 이번 발언과 상반된 행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일본 봅슬레이계 내부에서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가 경쟁력 강화의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원정과 합숙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한국 합숙이 검토됐지만, 기타노 회장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 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차별 행위”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동계 스포츠의 협력과 발전이 중요한 상황에서, JOC 고위 인사가 특정 국가와 민족을 비하한 것은 국제 스포츠 단체 간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기타노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연맹을 향한 책임론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 실패, 행정 착오, 내부 갈등, 차별 발언까지 겹치면서 일본 동계 스포츠 단체의 운영 투명성과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점유율 하락·기아는 EV3로 유럽 질주

 유럽 자동차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며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두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성적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 성장하며 활기를 띠었으나,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가 저물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주류로 자리 잡은 시장 환경 변화가 양사의 실적 차이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기아는 소형 전기 SUV인 EV3 등 맞춤형 신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의 친환경차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지난달 기아의 판매량은 시장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7.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홀로 질주를 이어갔다. 전통적인 효자 모델인 스포티지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새롭게 투입된 전기차 모델들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PV5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반면 현대자동차는 주력 모델들의 교체 주기와 맞물려 판매량이 두 자릿수 급감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월 한 달간 현대차의 현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빠지며 점유율 또한 3%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투싼과 코나 등 기존 인기 모델들이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이며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아와 같은 폭발적인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일시적인 역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차인 인스터의 초기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향후 반등의 실마리로 꼽힌다.현대차와 기아가 주춤한 틈을 타 경쟁 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테슬라는 모델Y를 앞세워 1년여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기차 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더욱 위협적인 존재는 중국의 BYD로, 전년 대비 170%가 넘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안방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계 브랜드의 파상공세는 유럽 시장 수성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물량 확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가 전기차 라인업의 다양화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현대차 역시 인스터 등 신형 친환경차의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통해 점유율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 현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망 구축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유럽 시장은 이제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기술력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이 7%대에 머물며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양사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어떻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지가 향후 글로벌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테슬라의 수성 전략 사이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