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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실장, '광주 여고생 피살' 특단 안전대책 주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고교생 흉기 피살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부 차원의 강력한 안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강 실장은 11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경찰청에 철저한 수사와 순찰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학생들이 매일 오가는 통학로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진단과 방범 시설 보강을 당부하며, 유가족과 피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성환 경청통합수석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새벽 광주 광산구의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발생했다. 가해자 장 모 씨는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여고생을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했으며, 이를 저지하려던 남학생에게도 상해를 입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했으며, 자신의 삶이 허무하다는 이유로 타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장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가해자의 신상 정보는 오는 14일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혹성과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근거로 장 씨의 이름과 얼굴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결정했다. 장 씨가 공개 결정에 반발하며 서면 동의를 거부함에 따라 법적 유예 기간인 5일이 지난 뒤에야 공개가 이뤄지게 됐다. 경찰은 범죄자의 현재 인상착의를 명확히 알릴 수 있는 머그샷 배포를 검토하며 재범 방지와 사회적 경각심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의 모교를 포함한 교육계는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 광주 B 고등학교 학생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친구를 잃은 씻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가해자에 대한 법정 최고형 선고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광주 지역을 넘어 대구와 강원 등 전국 각지의 고등학교로 번졌으며, 수많은 학생이 온·오프라인에서 연대 성명을 발표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행동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범죄를 넘어 청소년들의 일상적 안전 문제임을 시사한다.

 


교사 단체들 역시 행정 및 교육 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과 슬픔에 사회가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주변 치안 유지와 학생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 속에,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학생들에게 미칠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담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심 내 치안 사각지대를 전수 조사하고 방범 카메라 확충 등 물리적 보안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관계 부처는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한 범정부 합동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일면식 없는 이를 향한 무차별 범죄가 평범한 학생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함께 사회적 안전망의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은 신상 공개 이후에도 장 씨의 범행 동기와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안전불감증" vs "동문서답"…서울시장 유세 혈전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잠시 멈췄던 서울시장 선거 유세가 재개되자마자 여야 후보 간의 날 선 공방이 불을 뿜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9일 각각 강북과 서대문 일대를 누비며 중단됐던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사고 수습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양측은 서로의 아픈 곳을 파고드는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막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교통 불편을 넘어 서울시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며 선거판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강북구 미아사거리역을 찾은 정원오 후보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키워드로 내세우며 현 시정을 정조준했다. 정 후보는 서소문 고가 사고뿐만 아니라 최근 드러난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를 언급하며 오세훈 후보의 안전 관리 소홀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오 후보가 사고 현장을 즉각 방문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이를 '안전불감증'의 전형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자신이 시장이 된다면 첫 번째 업무로 서울 전역의 노후 시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안전을 기준으로 한 시정 운영의 대전환을 약속했다.반면 오세훈 후보는 정 후보의 비판을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고 지역 개발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도봉구 유세에 나선 오 후보는 서울의 과도한 규제가 기업 유치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 후보가 강북권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회 당시 정 후보의 답변을 문제 삼으며 강북 발전 방안을 물었더니 용산 특구 이야기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동문서답'이라는 별칭까지 붙여가며 강북 소외론을 자극하는 전략으로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양 후보의 충돌은 전날 열린 TV 토론회에서의 앙금이 유세 현장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정 후보는 오 후보가 현장 방문의 실효성을 부정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직자의 자세를 문제 삼았고, 오 후보는 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사고 여파로 유세가 중단된 기간 동안 축적된 지지자들의 에너지가 유세 재개와 동시에 폭발하면서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안전과 개발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유권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두 후보의 행보는 지지층의 성격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정 후보는 서민층과 젊은 층이 밀집한 강북 지역에서 안전 담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고, 오 후보는 신촌과 도봉 등지에서 행정 경험과 추진력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약속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전 이슈에 민감한 중도층의 향방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양측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정 후보는 오세훈 시정의 '안전 실패'를, 오 후보는 정원오 후보의 '준비 부족'을 각각 프레임으로 설정해 남은 기간 총력전을 예고했다. 붕괴된 고가차도의 잔해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힌 서울의 현안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양 후보는 유세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치열한 논리 싸움을 멈추지 않을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