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애란·앤디 위어 추격, 흔한남매 독주 막을 대항마는?

 국내 아동 만화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흔한남매' 시리즈가 다시 한번 출판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2026년 5월 첫째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최근 출간된 '흔한남매 22'가 진입과 동시에 종합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는 어린이날 전후로 자녀나 조카를 위한 선물용 도서 구매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본편의 흥행에 힘입어 과학 탐험대나 한국사 시리즈 같은 학습용 파생 도서들까지 순위권에서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2019년 첫선을 보인 이후 흔한남매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지지를 얻으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말 이미 시리즈 전체 누적 판매량이 1,000만 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매번 신간이 나올 때마다 성인 단행본들을 제치고 차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일상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캐릭터의 힘이 저학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로 꼽힌다. 출판계에서는 흔한남매를 단순한 만화책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한 도서들의 강세다. 아동 분야의 스테디셀러인 '포켓몬 생태도감'이 종합 4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구매층이 어린이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대 여성과 30대 남성 독자들의 구매 비중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키덜트족과 수집가들이 캐릭터 도서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문학 분야에서도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백은별 작가의 소설 '나의 사탄'은 출간 직후 종합 16위에 진입하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가 종합 3위를 기록하며 한국 문학의 자존심을 지켰고, 앤디 위어의 SF 대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스테디셀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동 도서의 강세 속에서도 탄탄한 서사를 갖춘 소설들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균형 잡힌 독서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자기계발 및 인문 분야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괴테의 철학을 다룬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8위에 올랐고, 신영준의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이 9위를 차지하며 실용적인 지혜를 찾는 독자들의 손길을 끌었다. 무례한 세상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다룬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저작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내면을 다스리고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하는 성인 독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보면 어린이날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아동 도서의 압도적 우위 속에 세대별 취향이 반영된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특히 10위권 내에 만화와 소설, 인문서가 골고루 포진하면서 독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 도서가 이끄는 흥행 열기가 출판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에도 흔한남매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지 혹은 새로운 대작이 등장해 순위 변동을 일으킬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쏘카 연합군, 4300조 자율주행 시장 정조준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가 '기술 순혈주의'를 탈피해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로 급선회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타운홀미팅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앞선 기술력을 인정하며, 필요하다면 전 세계 어느 기업으로부터도 배우겠다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독자 개발에만 매몰되지 않고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거물들과 손잡고 똑똑한 자율주행 두뇌를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현대차의 이러한 절치부심은 광주광역시라는 거대한 시험 무대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최근 시 전체 도로를 자율주행 실증구역으로 지정하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시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대차는 이곳에 하반기 중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차 200대를 전격 투입한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결합한 고도화된 센서 체계를 통해 실제 도심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함으로써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광주를 달릴 실증 차량에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포티투닷이 개발한 '아트리아(Atria) AI'가 탑재된다. 과거 테슬라 등 선두 주자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대차는 이번 대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축적될 주행 영상과 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최신 자율주행 모델을 채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하루 평균 110만 km에 달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무기로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쏘카는 게임사 크래프톤과 손잡고 합작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출범시켜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데이터 자산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하지만 장밋빛 전망 뒤에는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세계 5위권으로 평가받지만, 실제 시장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부처별로 흩어진 규제와 지원 조직을 통합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다. 국토부와 과기정통부 등 여러 부처가 표준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거나 법령 간 연계성이 부족해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자문위원회 수준을 넘어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고 개선을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규제가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는 선진국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기술의 문을 열고 지자체가 도로의 문을 열었지만, 결국 정부가 규제의 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리해주느냐가 한국 자율주행 산업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