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비싼 햄스터 세포 가라, 단백질 약값 낮출 '황금알' 온다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는 키트루다와 같은 단백질 치료제들은 그동안 '중국 햄스터 난소 세포(CHO Cell)'라는 특정 플랫폼에 생산의 70% 이상을 의존해 왔다. 1950년대부터 확립된 이 방식은 인간과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수십 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민감한 세포를 키우기 위해 고가의 배양액과 거대한 제어 설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의약품 가격을 높이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초기 생산 단가가 g당 1만 달러에 달했던 이 고비용 구조는 산업 전반의 경직성을 초래하는 요소로 지목받아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계가 주목한 혁신적인 대안은 다름 아닌 '계란'이다. 닭의 원시생식세포 유전자를 재조합하여 계란 흰자나 노른자에서 목적 단백질을 직접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닭 한 마리가 연간 3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거대 공장을 단순한 사육 시설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계란 10개만으로도 1g의 단백질 확보가 가능하며, 고가의 배양액 대신 저렴한 사료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해 경제성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계란 플랫폼의 상용화는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네이온 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엄청난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물량을 충당하는 데 단 3,900마리의 암탉이면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서울대 한재용 교수팀이 설립한 아비노젠 등이 원시생식세포 교정 기술을 바탕으로 신개념 단백질 생산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 기술은 단순한 의약품 생산을 넘어 생태계 복원이라는 놀라운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멸종한 도도새를 복원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가까운 비둘기의 생식세포를 조작하고, 이를 닭이 대신 낳게 하는 방식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조류의 알은 크기가 크고 조작이 용이하여 포유류보다 유전공학적 접근이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유전자가 교정된 생식세포를 주입받은 대리모 닭이 다른 종의 새를 부화시키는 기술은 종 보존과 복원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미래의 바이오 시장은 기존의 CHO 세포 시스템과 계란, 식물, 미생물 등 신규 플랫폼이 각자의 강점에 따라 역할을 나누는 분업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미생물이나 식물 기반 방식이 보급형 의약품의 가격 경쟁력을 책임진다면, 계란 생체반응기는 고기능성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안전성과 대량 생산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플랫폼에 과도하게 쏠려 있던 의약품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원시생식세포 기술의 발전은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성별 감별이 필요 없는 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특정 영양 성분이 강화된 기능성 계란 개발 등 산업적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고비용의 햄스터 세포가 지배하던 단백질 의약품 시장에 계란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면서, 바이오 산업은 더 저렴하고 안전한 치료제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서산 동부시장 유세 격돌, 김태흠·이준석의 얄궂은 재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충남 서산의 민심 요충지인 동부전통시장에서 여야 지도부의 사활을 건 유세 대결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현직 도지사인 김태흠 후보를 필두로 성일종 의원과 지역 출마자들이 총집결해 압도적인 조직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지방 권력의 안정을 강조하며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야권으로의 권력 이양이 가져올 혼란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시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앞에서 국민의힘은 충남의 발전을 완성하기 위해선 중단 없는 도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김태흠 후보는 흰색 선거 유니폼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이번 선거의 성격을 지방 권력 독주 저지로 규정했다. 그는 특정 정당이 지방 행정까지 장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독단적인 국정 운영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유권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특히 '힘센 충남'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서산의 비약적인 도약을 약속하며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함께 자리한 이완섭 서산시장 후보 역시 기호 2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하며 투표 참여가 곧 승리의 길임을 강조하는 등 원팀 정신을 부각했다.같은 시각, 개혁신당도 동부시장에서 유관곤 서산시장 후보의 출정식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유세에는 이준석 당 대표가 직접 참석해 유 후보와 기초의원 출마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불과 5일 만에 다시 서산을 찾을 만큼 이번 지역 선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기존 거대 양당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겨냥해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주력하며 시장 통로 곳곳에서 세를 과시했다.이준석 대표는 연설을 통해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의 일화를 언급하며 상대 후보들의 정치적 신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후보들이 과거에는 자신과 손을 잡았던 인물들이었음을 상기시킨 뒤, 정작 당내 갈등 상황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공세를 폈다. 이러한 '눈치 보기 정치'로는 서산의 진정한 발전을 이끌 수 없다는 논리를 펴며, 소신 있는 정치를 실천할 개혁신당 후보들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유관곤 개혁신당 시장 후보는 서산을 전국적인 개혁 모델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정체된 서산 행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유 후보는 거대 양당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선거 국면에서 정책과 인물 중심의 대결 구도를 강조하며 부동층 흡수에 집중했다. 그의 각오가 담긴 연설은 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개혁신당의 차별화된 비전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서산 동부시장에서 벌어진 이번 합동 유세는 단순한 지역 선거 운동을 넘어 충남 전체의 선거 기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다. 여당의 안정론과 제3지대의 인물론이 팽팽하게 맞붙으면서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각 후보 진영은 유세가 끝난 뒤에도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바닥 민심을 훑는 데 주력했다. 공식 선거운동 초반부터 불붙은 서산의 유세 열기는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치열한 공방전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