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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670m의 저주…손흥민, 체력 한계에 실책까지

 미국 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 FC(LAFC)가 멕시코 특유의 고지대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북중미 정상 등극의 꿈을 접었다. LAFC는 한국시간 7일 멕시코 톨루카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디에스에서 펼쳐진 2026 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홈팀 톨루카에 0-4로 완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LAFC는 합산 스코어 2-5로 역전당하며 구단 역사상 첫 우승 도전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경기가 열린 톨루카의 홈구장은 해발 2,670m라는 극한의 고지대에 위치해 원정 팀들에게는 '지옥의 원정지'로 악명 높은 곳이다. 평지보다 산소 농도가 현저히 낮은 환경 탓에 LAFC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특히 멕시코 팀 특유의 빠른 템포와 공기 저항이 적어 더 빠르고 멀리 나가는 공의 궤적은 원정팀 수비진을 시종일관 당혹게 했다. LAFC는 실점하지 않기 위해 수비적인 운영을 선택했으나, 톨루카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고지대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전방에서 팀의 공격을 이끈 손흥민은 특유의 폭발적인 스프린트를 시도하려 했으나, 산소 부족으로 인한 체력 소모를 이겨내지 못하며 평소보다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초반 날카로운 패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등 분전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거센 압박에 고립되는 장면이 잦아졌다. 경기 막판에는 체력 한계로 인한 실책이 실점의 빌미가 되는 등 아쉬운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는 전반전부터 톨루카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 진행되었다. 톨루카는 홈 이점을 살려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LAFC의 골문을 두드렸고, 요리스 골키퍼의 선방과 골대를 맞히는 불운 속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반면 LAFC는 전반 10분 틸먼이 맞이한 비어있는 골문 앞에서의 찬스를 허무하게 날리며 경기 흐름을 가져올 기회를 놓쳤다. 전반전 슈팅 수에서 18대 4라는 압도적인 차이가 날 만큼 LAFC는 톨루카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후반 들어 LAFC의 수비 집중력은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4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14분에는 로페스에게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다급해진 LAFC는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반격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후반 41분 수비수 포르테우스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파울리뉴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점수 차는 4점까지 벌어졌고, 결국 고지대 원정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경기는 종료되었다.

 

이번 LAFC의 참패는 다가올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도 작지 않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릴 멕시코 과달라하라 역시 고지대 지역인 만큼, 손흥민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겪은 신체적 한계와 전술적 어려움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고지대 특유의 환경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대비책 없이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이번 챔피언스컵 준결승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서울 도심 철도 마비시킨 붕괴 사고… 퇴근길 '대혼란'

 서울 서대문구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을 지탱하는 거더가 무너져 내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26일 오후 2시경 발생한 이번 사고로 현장을 점검하던 감리단장과 관리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다치는 등 총 6명의 사상자가 집계됐다. 철거 공사의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 구조적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인력들이 갑작스러운 붕괴에 휘말리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는 1966년 준공된 국내 최고령 고가도로로, 이미 수년 전부터 안전 등급 D등급을 받을 만큼 노후화가 심각했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어 전체 공정의 90% 가까이 진행된 상태였으나, 철도가 지나는 핵심 구간인 S8·S9 지점에서 결국 사달이 났다. 이날 새벽 작업 중 상판이 2.9cm가량 가라앉는 침하 현상이 발견되어 공사가 중단됐고, 오후에 정밀 진단을 위해 전문가들이 구조물 내부로 진입한 직후 거더가 끊어지며 무너졌다.현장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소에도 철거 작업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심각했으며, 지지대 설치 등 안전 조치가 육안으로 보기에도 부실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특히 열차가 수시로 통행하고 고압선이 흐르는 위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노후 구조물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철거 공법이나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사고의 여파는 도심 교통 마비로 이어졌다. 고가 아래를 지나는 선로에 구조물이 덮치면서 서울역과 신촌역을 잇는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행신역과 서울역 사이의 KTX 운행이 멈췄고, 경부선과 호남선 등 주요 간선 철도의 운행 구간이 조정되면서 이용객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코레일은 긴급 복구팀을 투입했으나 파손된 구조물의 무게와 고압선 복구 문제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정치권과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보고를 받은 직후 부상자 치료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며, 원인 규명을 위한 엄정한 조사를 주문했다. 경찰은 즉각 5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시공사와 감리업체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후보들도 일제히 일정을 중단하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수사 당국은 철거 순서의 적절성과 도면 준수 여부, 그리고 새벽에 발생한 침하 현상 이후의 대응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노후 도량 철거 시 필수적인 안전 보강 조치가 미흡했는지,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려 한 정황은 없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내 다른 노후 시설물 철거 현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으며,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