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행 자유 수호" 프랑스 샤를드골함, 수에즈 통과

 유럽의 군사 강국 프랑스가 자국이 보유한 유일한 핵 추진 항공모함인 ‘샤를드골함’을 홍해 남부 전선에 전격 배치하며 해상 안보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프랑스 국방부는 현지시간 6일, 샤를드골 항모 전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홍해로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조기경보기 E-2 호크아이와 주력 전투기 라팔 M 등 강력한 항공 전력을 갑판에 실은 항모가 운하를 지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이번 전개가 단순한 이동을 넘어선 전략적 무력시위임을 시사했다.

 

이번 항모 배치의 핵심 목적은 세계 해상 물류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수호하는 데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불안정해진 해상 무역로를 보호함으로써 글로벌 상선들과 해운 관계자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프랑스가 해협의 안전을 지킬 충분한 의지와 실질적인 군사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하며, 지역 안보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프랑스는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문제를 핵 협상이나 미사일 갈등과 같은 복잡한 정치적 현안과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 압박 속에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영국과 협력해 종전 이후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다국적 협의체를 주도해 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이번 샤를드골함의 이동 역시 직접적인 교전보다는 해상 질서 유지와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에 무게를 둔 행보로 풀이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임무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임무단이 선주와 보험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해당 임무단이 특정 교전 당사국들의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번 항모 전개가 지역 내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기보다는 안정화 기제로 작동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작전의 주역인 샤를드골함은 미국 이외의 국가가 운용하는 유일한 핵 추진 항공모함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길이 261.5m에 만재 배수량 4만 2,500톤에 달하는 이 거대 함정은 약 2,00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최대 4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가공할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 추진 방식의 강점인 무제한에 가까운 항속 거리를 바탕으로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광범위한 해역에서 장기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임무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프랑스 국방부는 항모 전단의 이번 배치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해상 위협에 대비한 사전 포석임을 숨기지 않았다. 항모 전단은 홍해 남부에 머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항행 자유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제 사회는 프랑스의 이러한 적극적인 해상 안보 개입이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위축된 글로벌 해운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샤를드골함의 홍해 진입은 유럽발 해상 안보 전략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진주·울산·부산 훑은 박근혜, 지방선거 막판 '보수 승부수'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단 이틀 앞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권 전역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선거판의 중심에 섰다. 대구와 충청권을 거쳐 경남 진주와 울산, 부산 기장까지 이어지는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는 보수 진영의 막판 결집을 이끌어내기 위한 국민의힘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유세 현장마다 몰려든 구름 인파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증명했으며, 이는 투표율 제고를 노리는 여권에 큰 힘이 되고 있다.경남 진주 중앙시장에서 시작된 이날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행정 전문가인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와 한경호 진주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울산 신정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전 대통령은 울산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업적이 깃든 상징적인 장소로 치켜세우며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그녀는 정치인의 신념과 약속 실천을 강조하며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와 김태규 국회의원 후보가 시민들의 삶을 책임질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이날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부산 기장시장에서 열린 합동 유세였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안내를 받으며 시장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였다. 특히 박민식 후보의 부친이 베트남전 전사자임을 언급하며 호국보훈의 가치를 강조한 대목은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통령은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박형준 후보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야권은 박 전 대통령의 유세 등판을 두고 즉각 파상공세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남 논산에서 열린 현장 대책 회의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이 선거판을 누비는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를 '내란 옹호'이자 '과거로의 회귀'로 규정하며, 국민의힘이 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오히려 중도층의 반감을 사 보수 결집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견제구를 날렸다.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정치적 역량을 소진한 인물이라며, 그녀의 등장이 선거 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내부 단합에 실패한 채 과거의 인물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당으로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당초 예상했던 민주당의 우세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여야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승부처가 되었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층의 투표장 행을 독려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를 정권 심판론과 탄핵 프레임으로 연결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의 성패는 박 전 대통령의 행보에 자극받은 보수층의 투표 참여율과 이에 반발하는 야권 지지층 및 중도층의 움직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고비마다 변수로 작용했던 '박근혜 카드'가 2026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