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만 총통의 '미션 임파서블'…에스와티니 극비 방문

 중국의 삼엄한 외교적 포위망을 뚫고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유일한 수교국 에스와티니로 비밀리에 출국했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왔다. 대만 현지 매체들은 6일 보도를 통해 첩보 영화를 방불케 했던 라이 총통의 이번 왕복 비행 과정을 상세히 조명하며, 불가능에 가까웠던 외교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배경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을 떠날 때와 동일하게 에스와티니 왕실 소유의 에어버스 A340 전용기를 탑승하고 귀환길에 올랐다. 4일 저녁 현지를 출발한 전용기의 항로는 중국의 입김이 닿는 모리셔스 등 주변국들의 비행정보구역을 철저히 우회하도록 설계되었다. 기체는 동쪽 방향으로 기수를 틀어 광활한 인도양 상공을 가로지른 뒤, 호주 멜버른 관할 구역을 거쳐 북쪽으로 향하는 우회 항로를 택해 5일 오전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무사히 안착했다.

 


출국 당시에는 보안 유지를 위해 최단 거리를 비행했지만, 이미 일정이 공개된 귀국길에서는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비행 거리가 대폭 늘어나는 우회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항로 추적 사이트를 통해 전용기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대만의 누리꾼들은 기종의 항속 거리 한계를 우려하며 호주 등지에서 중간 급유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용기는 육지와 인접해 비행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규칙을 깨고 인도양을 횡단하는 직항 비행에 성공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비행의 성공 요인으로 4개의 엔진을 장착한 에어버스 A340 기종의 특성을 꼽았다. 해당 전용기는 과거 대만의 국적 항공사인 중화항공이 운용하다가 2015년 에스와티니 측에 매각한 기체로, 이후에도 대만 측이 꾸준히 정비와 관리를 전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타이린 창정기독교대 교수는 4발 엔진 구조 덕분에 분쟁 소지가 있는 공역을 최대한 피해 비행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규정에 따르면 엔진이 2개인 쌍발기의 경우 비상 상황 발생 시 일정 시간 내에 인근 공항에 비상 착륙할 수 있는 항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엔진이 4개인 A340은 이러한 장거리 쌍발기 운항 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아 대양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과감한 비행이 가능했다. 여기에 일반 여객기와 달리 탑승 인원과 화물이 적은 전용기의 특성상, 이륙 중량 제한 내에서 연료를 최대치로 주입하여 항속 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린 점도 주효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달 에스와티니 국빈 방문을 추진했으나,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인접 국가들이 영공 통과를 거부하면서 일정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이달 2일 대만에 입국한 에스와티니 왕실 특사기의 편을 빌려 극비리에 출국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르파리지앵 등 주요 외신들은 거대 국가 중국의 봉쇄망을 뚫어낸 대만의 이번 외교적 행보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빗대며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5·18 폄하 논란 스타벅스, 본사 실책에 현장만 '지옥'

 스타벅스코리아가 최근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이 현대사의 비극인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사 앱에 게재된 광고 문구가 특정 역사적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평소 직장인들로 붐비던 서울과 경기 주요 거점 매장들이 눈에 띄게 한산해지는 등 '행동하는 불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이번 사태의 가장 큰 비극은 본사 경영진의 판단 착오로 발생한 공분이 매장 최전선의 파트너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현장 직원들의 절규 섞인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마케팅 기획과 무관한 매장 직원들이 고객들로부터 "무슨 생각으로 일하느냐"는 식의 사상 검증을 당하거나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듣고 있다는 내용이다. 본사가 친 사고의 뒷수습을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으로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이틀간 서울역과 상암동, 수원 등 주요 매장을 둘러본 결과 브랜드의 위상은 확연히 꺾여 있었다. 점심시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던 매장 현황판은 잠잠했고, 카공족들로 가득 차야 할 2층 공간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매장을 찾은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도 이번 마케팅 파문에 대한 실망 섞인 대화가 오갔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기업의 가치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정용진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영령과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며 강도 높은 수습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본사의 사과가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고객들의 화풀이 대상이 된 일선 파트너들을 보호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심리적 지원 대책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는 것 자체가 공포라고 호소하며 본사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논란이 된 광고 문구는 과거 민주화 운동 당시의 비극적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국민적 역린을 건드렸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문구로 판촉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의 실추를 넘어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쌓아온 '프리미엄 커피 문화'라는 환상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경영진은 말뿐인 사과를 넘어 현장 직원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책으로 인한 화풀이를 직원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매출 회복보다 시급한 것은 상처 입은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고, 고통받는 내부 구성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기업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