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쿠팡, 정보유출 여파·신사업 부담에 1분기 적자

쿠팡이 올해 1분기 35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고, 정보유출 사태 대응 비용과 대만 사업 등 신사업 투자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망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쿠팡의 실적 회복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85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12조4597억원이다. 반면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 약 3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2337억원 영업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크다. 당시 쿠팡은 48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적자 폭을 줄여 2022년 3분기부터 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번 분기 다시 큰 폭의 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389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 증가세 역시 눈에 띄게 둔화했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 이후 줄곧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이어왔지만, 올해 1분기 증가율은 8%에 그쳐 상장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4분기 14% 성장에 이어 다시 둔화한 것으로, 2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났다.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1분기 매출원가는 62억700만달러로, 매출 대비 원가율은 73%까지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2.3%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총 영업비용은 87억4600만달러로 매출을 웃돌았다. 매출총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고, 조정 에비타도 29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주력인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은 매출 71억7600만달러로 4% 성장하는 데 그쳤다.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 늘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감소했다. 반면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은 28% 성장했지만 손실도 크게 확대됐다. 이 부문 조정 에비타 손실은 48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발생한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고객 보상 비용과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가 이번 실적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발표된 실적은 월가 전망치도 밑돌았다. 실적 발표 직후 쿠팡 주가는 미국 시간외 거래에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현대차·쏘카 연합군, 4300조 자율주행 시장 정조준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가 '기술 순혈주의'를 탈피해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로 급선회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타운홀미팅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앞선 기술력을 인정하며, 필요하다면 전 세계 어느 기업으로부터도 배우겠다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독자 개발에만 매몰되지 않고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거물들과 손잡고 똑똑한 자율주행 두뇌를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현대차의 이러한 절치부심은 광주광역시라는 거대한 시험 무대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최근 시 전체 도로를 자율주행 실증구역으로 지정하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시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대차는 이곳에 하반기 중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차 200대를 전격 투입한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결합한 고도화된 센서 체계를 통해 실제 도심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함으로써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광주를 달릴 실증 차량에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포티투닷이 개발한 '아트리아(Atria) AI'가 탑재된다. 과거 테슬라 등 선두 주자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대차는 이번 대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축적될 주행 영상과 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최신 자율주행 모델을 채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하루 평균 110만 km에 달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무기로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쏘카는 게임사 크래프톤과 손잡고 합작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출범시켜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데이터 자산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하지만 장밋빛 전망 뒤에는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세계 5위권으로 평가받지만, 실제 시장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부처별로 흩어진 규제와 지원 조직을 통합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다. 국토부와 과기정통부 등 여러 부처가 표준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거나 법령 간 연계성이 부족해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자문위원회 수준을 넘어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고 개선을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규제가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는 선진국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기술의 문을 열고 지자체가 도로의 문을 열었지만, 결국 정부가 규제의 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리해주느냐가 한국 자율주행 산업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