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기호만 보고 '묻지마 줄투표'… 지방선거, 이대로 괜찮나

 지방선거에서 당선자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후보자 개인이 아닌 소속 정당이다. 과거 선거 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의석의 90% 이상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영남권에서는 국민의힘이, 호남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의회를 독점하는 식이다. 이러한 의석 점유율은 해당 지역에서 각 정당이 얻는 일반적인 지지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행정 역량을 꼼꼼히 따지기보다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에게 맹목적으로 표를 던지고 있다.

 

이러한 정당 쏠림 현상은 기초의원 선거로 내려갈수록, 그리고 전체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유권자들이 후보의 이름이나 공약은 전혀 모른 채 오직 정당 기호만 보고 연달아 기표하는 줄투표 관행이 만연해 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50.9%에 불과했는데,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가 적을수록 거대 양당의 탄탄한 조직력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선거의 특성상, 선거판은 어떤 후보가 적합한가보다는 어느 정당의 바람이 더 거세게 부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유권자가 아닌 정당이 당선자를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권력은 후보를 선택하는 공천권자에게 집중된다. 현행법은 정당에 후보자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데, 과거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기초의원 공천의 전권을 휘두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겉으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밀실 공천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공천 헌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양당 내부에서 여전히 부적절한 거래가 오갈 것이라는 대중의 불신은 깊게 뿌리박혀 있다.

 

여의도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의회의 고질적인 폐단을 끊어내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당원과 유권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천 규칙을 대폭 손질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현역 국회의원이 공천 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고 모든 공천 심사 과정의 기록 보존을 의무화한 것이다. 또한 상향식 공천 비율을 대폭 높이고 부적격자에 대한 감산 규정도 명문화하여 지역구 국회의원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의 이러한 시도는 밀실 공천의 고리를 끊고 부적격 후보를 걸러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허점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공천 심사 기록을 남기더라도 이를 투명하게 검증할 주체가 불분명하며,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이 커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지역위원장이 당원 조직을 관리하는 구조라면 결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제도의 틀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지역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의 무게 중심은 쉽게 이동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고착화된 양당 체제와 불완전한 공천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유권자의 손에 쥐어져 있다. 정당 공천제가 무자격 토호 세력의 진입을 막는 순기능을 발휘하려면 투명한 공천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유권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투표소에 들어선 유권자가 단순히 1번이나 2번이라는 정당 기호에 맹목적으로 도장을 찍는 대신, 후보자의 이름과 살아온 궤적, 전문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은 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시민들의 참여뿐이다.

 

승차감·정숙성 다 잡은 타스만, 픽업 편견 깼다

 기아의 첫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이 기존 픽업 모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거친 오프로드 성능은 물론 도심 주행에서의 안락함까지 동시에 확보하며 다목적 차량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된 장거리 로드 투어에서 확인된 타스만의 주행 질감은 정숙성과 안정성 면에서 일반적인 대형 SUV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을 보여주었다.특히 험로 주행에 특화된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아스팔트 위에서의 소음 억제 능력이 탁월했다. 이는 기아가 차체와 프레임 연결 부위에 특수 마운트 설계를 적용하고,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유압식 쇽업소버를 탑재한 결과다. 덕분에 운전자는 거친 노면에서도 불필요한 진동 없이 부드러운 가속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장거리 운전의 편의를 돕는 첨단 보조 시스템도 대거 탑재되었다. 최신 SUV 모델에 적용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픽업트럭 특유의 투박함을 지워내는 요소다. 차로 중앙 유지와 차간 거리 조절 기능이 정교하게 작동하면서 운전자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러한 디지털 편의 사양은 타스만을 일상적인 출퇴근 차량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게 만든다.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의 거주성은 타스만이 가진 가장 큰 반전 매력이다. 기존 픽업트럭들이 좁고 불편한 2열 공간으로 인해 가족용 차량으로 외면받았던 것과 달리, 타스만은 등받이 각도 조절과 시트 슬라이딩 기능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무릎 공간과 안락한 시트 포지션은 장시간 이동 시에도 대형 SUV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한다.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세심한 설계도 돋보인다. 차량 측면에 숨겨진 수납공간은 잠금장치와 연동되어 귀중품 보관이 용이하며, 커버를 열면 즉석에서 간이 테이블로 변신해 캠핑의 편의성을 높인다. 적재함 내부에 마련된 220V 인버터는 별도의 전력 장치 없이도 야외에서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능들은 타스만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캠핑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결과적으로 타스만은 평일의 도심 주행과 주말의 레저 활동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킨다. 픽업트럭 특유의 강인한 외관 속에 숨겨진 세련된 주행 감성과 공간 활용성은 대형 SUV 수요층을 흡수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새로운 도전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