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조국혁신당·개혁신당 마주한 이 대통령, 80분간의 '청와대 담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 21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의 정치적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를 본질적으로 주권자의 일을 대신하는 '대리 행위'라고 규정하며, 각자의 신념 실천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자리는 소속 정당과 정견의 차이를 넘어 대내외적 위기를 함께 돌파하자는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난 등 민생 위기를 언급하며 정치권의 결집을 요청했다. 특히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는 국내 정치적 견해 차이와 무관하게 국가적 이익을 우선하는 공적인 태도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세와 한미 관계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정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야권 일각의 목소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통합의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은 정치적 경쟁의 본질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누가 더 잘하는지를 겨루는 것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작은 차이와 각자의 이익이 존재하겠지만,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는 진정한 정치는 본질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아울러 국정 운영의 가장 큰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며,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자신부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발언은 소수 정당 의원들에게 국정 파트너로서의 존중을 표함과 동시에 책임 있는 정치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참석한 소수 정당 원내대표들은 각당의 핵심 현안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중동 전쟁으로 드러난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가속화를 요청했다. 또한 수도권 내 불균형 해소와 평택지원특별법의 상시법 전환 등 지역 균형 발전 과제를 건의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부동산 정상화 의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노란봉투법의 현장 안착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개혁신당과 사회민주당도 민생과 교육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행정통합 예산 삭감 문제를 지적하며 중앙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한편, 현장체험학습 위축을 막기 위한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 도입을 제안했다. 한창민 대표는 홈플러스 사태를 단순한 기업 간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지역 경제와 노동자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대통령은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향후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더 자주 갖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오찬은 여소야대의 정국 국면에서 대통령이 소수 야당과의 접점을 넓히며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록 일부 대표들이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으나, 대다수 비교섭단체 의원들이 참석해 국정 현안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장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공적 입장'과 '통합의 역량'이 실제 입법 과정과 정책 집행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갈등보다는 경쟁과 협력을 앞세운 이번 간담회가 경색된 정국을 풀고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민식 후보 삭발 투혼에도 지지율 3위 '충격'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이 선거 막판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한동훈 후보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하 후보와 박민식 후보 사이에서 한 후보가 독자적인 지지층을 구축하며 '3자 구도'의 중심에 섰다.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무소속 한 후보가 국민의힘 공식 후보인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고 선두권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후보는 보수층 내부 지지도는 물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확장성을 증명했다. 이는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보수 표심과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중도층이 한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흐름으로 분석된다.국민의힘 지지층의 분열은 박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 당의 공식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의 지지를 한 후보와 양분하면서 동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최근 삭발까지 감행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표심 왜곡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막판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민주당 하 후보 측은 보수 진영의 분열이 가져올 '어부지리'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 후보의 약진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북구갑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3선을 지낸 텃밭이지만, 한 후보가 '반이재명' 정서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릴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의 패배가 부산 지역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총력 지원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보수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 기류가 역력하다. 한 후보가 단일화 없이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굳이 박 후보와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위적인 단일화 대신 유권자에 의한 자연스러운 단일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북구갑의 민심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거대 양당의 자존심이 걸린 하 후보와 박 후보, 그리고 무소속 돌풍의 주역인 한 후보가 벌이는 3파전은 단순한 의석 확보를 넘어 차기 대권 구도와 지역 정치 지형을 바꿀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의 표 분산이 하 후보의 승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한 후보가 무소속의 한계를 뚫고 대이변을 연출할지는 결국 투표 당일 부산 시민들의 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