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SF 팬들, "이정후 몰라봐서 죄송" 반성문 화제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타자가 놀라운 반등을 이뤄내며 현지 야구팬들의 여론을 완벽하게 뒤집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거센 비판을 받았던 그는, 최근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며 소속 리그 타율 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그를 향해 날 선 비난을 쏟아내던 현지 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반성문 양식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며 자신의 과거 발언을 사과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27일 캘리포니아주 홈구장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맞대결이었다. 이날 팀의 공격의 선봉장이자 우측 외야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3루타 한 개를 포함해 5번의 타석에서 무려 4개의 안타를 몰아치고 두 번이나 홈 베이스를 밟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그의 맹타에 힘입어 소속팀은 6대 3으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그가 한 경기에서 4개의 안타를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세 번째이자 올 시즌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그의 입지는 매우 불안했다. 정규 시즌 개막 직후 안타를 거의 생산하지 못하며 0할대 타율로 출발했던 그는, 이달 13일 무렵까지도 1할대 빈타에 허덕이며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보름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을 통틀어 가장 많은 25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전날까지 2할 8푼대였던 시즌 타율은 이날 4안타 경기를 기점으로 단숨에 3할 1푼 3리까지 치솟으며 리그 타격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그가 13경기에서 42번의 타석에 들어서 단 6개의 안타만을 때려내며 1할 4푼 3리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자, 현지 팬들의 여론은 매우 싸늘했다. 당시 소셜 미디어와 구단 팬 게시판에는 그를 향한 특유의 응원 문화를 조롱하거나, 최악의 자유계약선수 영입이라며 깎아내리는 글들이 쇄도했다. 일부 팬들은 성적이 형편없는 선수에게 과도한 환호가 쏟아지는 현상 자체가 기괴하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격감이 살아나고 팀 타선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하자 팬들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27일 온라인상에 등장한 사과문 양식에는 과거의 경솔했던 행동을 뉘우치고 앞으로 그를 깊이 존중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문서에는 선수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점, 표면적인 기록만으로 평가한 점, 개인적인 편견에 사로잡혔던 점, 심지어 스스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자조적인 내용까지 총 6가지의 반성 사유가 선택 항목으로 나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쏟아지던 혹평은 불과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열광적인 환호와 공개적인 사과 릴레이로 바뀌었다. 끝없는 부진의 늪에서 탈출해 본연의 정교한 타격 기술을 되찾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핵심인 1번 타자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구단 수뇌부와 코치진의 굳건한 신뢰 속에서 타격감을 완벽하게 끌어올린 그는 앞으로 남은 정규 시즌 일정 동안 팀의 공격을 주도하며 타율 끌어올리기에 전념할 예정이다.

 

한화 3연승 질주, 방망이는 1위인데 마운드는 꼴찌?

 한화 이글스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전을 펼친 끝에 11-5 대승을 거두며 시즌 첫 3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타선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노시환이 시원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이후 타자들이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이번 승리로 한화는 KIA 타이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6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현재 한화 타선의 기세는 리그 전체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팀 타율과 득점, 안타, 홈런 등 주요 타격 8개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싹쓸이하며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대를 유지하고 있어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매우 돋보인다. 지난해 투수력에 의존해 가을야구의 한을 풀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이제는 점수를 내주는 것보다 더 많이 뽑아내는 야구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하지만 화려한 공격력 이면에는 심각한 마운드 불안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지난해 통합 준우승을 이끌었던 외인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새로 영입한 오웬 화이트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에르난데스마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리그 최하위인 5점대 중반까지 치솟은 점은 한화가 안고 있는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뒷문을 지키는 불펜진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핵심 자원들이 자유계약(FA)과 보상 선수 지목으로 팀을 떠난 데다, 기대를 모았던 마무리 김서현과 박상원 등 주축 투수들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내주고 있는 지표가 보여주듯,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안정감이 사라졌다. 최근 거둔 3연승 역시 투수진의 호투보다는 타자들이 점수 차를 크게 벌려준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강백호와 노시환이 이름값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4년 100억 원의 주인공 강백호는 타점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며, 300억 원대 대형 계약을 맺은 노시환 역시 최근 10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타격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부상 중인 주장 채은성까지 복귀한다면 한화의 타선은 그야말로 빈틈없는 위용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김경문 감독은 타선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결국 승패의 열쇠는 마운드가 쥐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공격력이 아무리 좋아도 투수진의 안정 없이는 장기 레이스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주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투수들이 차례로 복귀할 예정이어서, 한화가 타격의 힘에 마운드의 높이까지 더해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