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정원오·오세훈 '부동산 전면전'… 신통기획 실효성 공방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재개발·재건축 정책을 정조준하며 치열한 부동산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정 후보 측은 오 후보의 핵심 브랜드인 '신속통합기획'이 지난 5년간 실질적인 착공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오 후보 측은 행정 절차 단축을 통해 주택 공급의 토대를 닦았다고 반박하며, 과거 박원순 시정의 정비구역 해제가 현재의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고 맞받아쳤다. 양측의 공방은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과거 시정에 대한 책임론과 미래 공급 물량에 대한 확신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원오 후보 캠프는 오세훈 후보가 내세운 8만 5,000호 신속 착공 발표를 '선거용 홍보'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박경미 선대위 대변인은 오 후보가 시장 재임 기간인 5년 동안 신통기획을 전매특허처럼 홍보했으나 실제 착공 실적은 전무하다시피 하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재개발 지연의 책임을 정부 규제로만 돌리는 태도를 지적하며, 자신이 시장이 된다면 500세대 미만 정비사업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고 전담 매니저를 도입해 오 후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보수 진영의 지지세가 강한 강남 3구를 찾은 정원오 후보는 '더 빠르고 안전한 주택 공급'을 약속하며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서초구 일대의 민생 현장을 방문한 정 후보는 강남 지역의 재건축 사업지들이 겪고 있는 정체 현상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그는 성동구청장 시절 쌓아온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강남의 정비사업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넘어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강남권 유권자들의 실용적 투표 심리를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정 후보의 비판에 대해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오 후보 측 호준석 대변인은 정 후보가 정비사업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신통기획 도입 이후 구역 지정 기간이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된 점을 강조했다. 오 후보 시정에서 이미 25만 호에 대한 구역 지정을 완료했으며, 올 상반기 내에 33만 호가 넘는 물량의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착공 실적이 적은 이유는 과거 시정에서 해제된 구역들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특히 오세훈 후보는 주택 공급 부족의 근본 원인을 전임 시장의 정책 실패로 돌리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400곳에 가까운 정비구역을 해제하면서 약 43만 호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오 후보는 자신이 시장으로 돌아온 뒤 무너진 공급 기반을 다시 세우는 데 집중해왔으며, 2031년까지 서울에 31만 가구가 공급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후보를 향해 재개발·재건축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 정부의 대출 규제 등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느냐며 역공을 펼쳤다.

 

예비후보로서 첫 행선지로 종로 일대를 택한 오세훈 후보는 시민들과 만나 시정 연속성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서울시가 특정 단체들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되지 않도록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주택 공급 물량이 바닥난 최악의 환경에서도 서울의 미래를 위한 공급 지도를 다시 그렸다는 점을 내세워 재선 당위성을 역설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두 후보 간의 부동산 정책 대결은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현장마다 각기 다른 쟁점을 낳으며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206억 투입한 '프리덤홀' 조형물 형태 논란 확산

 서울 광화문광장의 중심부에 6·25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새로운 기념 공간인 '감사의 정원'이 들어서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 사이에 배치된 23개의 거대한 돌기둥 '감사의 빛 23'은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6.25m의 높이로 제작되었다. 이곳을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조형물의 의미를 듣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역사적 배경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 체험 학습을 나온 학생들에게도 이 공간은 교과서 밖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지상 조형물 아래에 마련된 지하 전시 공간 '프리덤홀'은 개관 열흘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하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전체 사업비 206억 원 중 상당 부분이 투입된 이 공간은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전쟁의 아픔과 이후의 눈부신 발전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참전국 국화를 모티브로 한 LED 영상과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된 컬러 영상 등은 젊은 세대에게도 웅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참전 용사들에게 직접 감사 메시지를 남기며 과거의 희생을 현재의 기록으로 연결하는 체험에 동참하고 있다.하지만 화려한 개관 성적표 뒤편에서는 조형물의 형태와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은 지상에 설치된 돌기둥의 형상이 과거 군사 문화의 잔재인 '받들어 총' 자세를 연상시킨다며 광장의 민주적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단일 기념 공간 조성에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것을 두고 '혈세 낭비'라는 피켓 시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비판은 광화문광장이 지닌 상징성을 고려할 때 조형물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정치권의 갈등과는 대조적으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많은 시민은 6·25전쟁이라는 국가적 사건을 일상의 공간에서 기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전쟁을 직접 겪었거나 실향의 아픔을 가진 고령층 방문객들은 도심 한복판에 참전국을 기리는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젊은 층 역시 세련된 미디어 전시를 통해 역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며, 이를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시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도 흥미롭다. 분단 국가인 한국이 과거의 도움을 잊지 않고 기록하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 독일 등 과거사 갈등을 겪은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은 역사적 사건을 두고 사회적 토론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감사의 정원'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국제적 역할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서울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조성된 공간의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감사의 정원'은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첨단 IT 기술과 역사가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광화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적 공방이 거세질수록 역설적으로 이곳을 찾는 발길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광장을 가로지르는 23개의 돌기둥은 오늘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마주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