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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넘볼까… 살목지, 장르 한계 뚫고 흥행 질주

 침체되었던 한국 공포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영화 '살목지'가 개봉 19일 만에 2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이 작품은 27일을 기점으로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8일 개봉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결과로, 이는 팬데믹 사태 이후 등장한 호러 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특히 2018년 '곤지암'이 세웠던 기록 이후 8년 만에 한국 공포물이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장르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올해 극장가에서 '살목지'가 보여준 성과는 단연 독보적이다. 역대급 흥행을 기록 중인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올해 한국 영화 중 두 번째로 200만 관객을 달성한 작품이 되었으며, 대작으로 꼽히던 '프로젝트 헤일메리'보다도 6일이나 앞서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신예 이상민 감독은 장편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인 80만 명을 개봉 초기에 가볍게 넘어서며 충무로의 차세대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신인 감독 특유의 과감한 연출과 장르적 문법을 비튼 감각이 관객들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품의 핵심 소재인 '로드뷰 미스터리'는 관객들에게 현실 밀착형 공포를 선사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지도 서비스의 로드뷰 화면에 포착된 기이한 형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외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겪는 비극을 다룬 이 영화는, 체험형 호러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들 사이에서 반복 관람을 뜻하는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물속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존재와 이를 마주한 인물들의 공포심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한 연출은 극장 안을 서늘한 긴장감으로 가득 채우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주연 배우 김혜윤의 열연 또한 흥행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김혜윤은 기괴한 현상에 휘말리며 무너져가는 인물의 심리적 혼란과 극한의 공포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저수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온몸으로 표현해낸 그의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강렬했다는 반응이다. 평소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김혜윤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호러 퀸'으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영화의 파급력은 극장 담벼락을 넘어 실제 지역 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실제 촬영지인 충남 예산군의 살목지 저수지에는 작품 속 공포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용했던 시골 저수지가 영화 한 편으로 인해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르며 스크린 밖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는 동시에, 잘 만든 공포 콘텐츠가 가진 강력한 IP(지식재산권)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의 모든 관심은 '살목지'가 써 내려갈 최종 기록에 쏠려 있다. 현재의 흥행 속도라면 '곤지암'의 최종 관객 수인 260만 명을 넘어,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설로 통하는 '장화, 홍련'의 314만 기록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장르적 한계를 딛고 대중적인 흥행력을 증명한 이 작품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을 이어가며 매일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이번 성공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 영화가 제작되는 토양이 되기를 기대하며 '살목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코리안 킬러' 산토스, 최두호에 지고 매너도 패배

 종합격투기 UFC 무대에서 한국의 최두호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브라질의 다니엘 산토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고개를 숙였다. 산토스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 중 입은 부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부적절한 몸짓과 발언을 내뱉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그는 결국 한글로 작성된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으나, 격투기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사건의 발단은 산토스가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간 뒤 올린 영상물이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최두호와의 경기에서 입은 눈 부위와 귀의 상처를 보여주던 중, 두 눈이 다 부어올라 감긴 자신의 모습을 가리켜 이제 한국인이 된 것 같다는 실언을 내뱉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양 검지 손가락으로 눈 가장자리를 옆으로 찢는 동작을 취했는데, 이는 서구권에서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제스처인 '슬랜트 아이'에 해당한다.해당 영상이 확산하며 한국 팬들을 포함한 전 세계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산토스는 급히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그는 사과문을 통해 한국 국민과 문화에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부족한 표현력으로 인해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 팬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매일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으나, 인종차별에 민감한 스포츠계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아이러니하게도 산토스는 그동안 '코리안 킬러'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파이터다. 하지만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두호와의 맞대결에서는 2라운드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TKO로 무너졌다. 최두호의 정교한 타격과 강력한 바디 샷 연타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산토스는 자신의 프로 경력 중 처음으로 TKO 패배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하게 됐다.반면 산토스를 꺾은 최두호는 이번 승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 1년 5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최두호는 무려 10년 만에 UFC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페더급의 강자로 다시 우뚝 섰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얻어낸 결과여서 팬들의 환호는 더욱 컸지만, 패배한 상대의 몰상식한 행동이 전해지며 승리의 기쁨에 오점이 남게 됐다.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프로 선수가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행위를 한 것은 엄중한 사안이며, UFC 측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토스가 한글 사과문으로 용서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과 매너 모두에서 완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