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 안이 '제2의 거실'로… 돌비 품은 글로벌 신차들

 전기차의 주행 거리나 자율주행 수준과 같은 기술적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차량이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가에 그치지 않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 차 안에서 어떠한 감각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를 프리미엄 자동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척도로 삼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계적인 음향 및 영상 기술 전문 기업인 돌비 래버러토리스의 영향력이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개막한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는 돌비의 기술력이 자동차 시장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연장이었다. 행사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돌비의 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신차들을 앞다투어 선보였다. 현재 돌비의 솔루션은 전 세계 40여 개 자동차 브랜드의 150개가 넘는 모델에 채택되어 차량 내 미디어 환경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도입이 눈에 띈다. 과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았던 중국 업체들은 이제 고급스러운 실내 경험을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오토, 니오, 지커 등 중국의 신흥 전기차 강자들은 자사의 주력 모델에 돌비의 입체 음향 기술인 애트모스와 고화질 영상 기술인 비전을 경쟁적으로 탑재하며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전통적인 글로벌 명차 브랜드들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독일의 BMW는 자사의 플래그십 세단인 뉴 7시리즈에 돌비 애트모스를 처음으로 적용하여 전시했고, 포르쉐와 렉서스 등도 자사의 대표 모델들을 통해 최고급 오디오 경험을 강조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 또한 중국 시장을 겨냥해 특별히 개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에 돌비 애트모스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하며 프리미엄 경쟁에 가세했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는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소유자의 대다수가 최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고급차의 필수 조건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 열 명 중 여덟 명은 돌비의 시청각 기술이 완비된 차량이라면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해, 차별화된 경험에 대한 높은 지불 의사를 확인시켜 주었다.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에 머물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맞춘 최상의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는 '제2의 거실'로 진화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며 하드웨어 성능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의 완성도와 풍부한 콘텐츠 생태계 구축을 통해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삼성vs애플, 칩플레이션 생존 전략은?

 반도체 부품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이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거대 기업이 상이한 생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는 동일한 악재 속에서도 각자가 가진 사업의 근본적인 구조에 따라 위기를 타개하는 해법이 확연히 갈리는 모습이다. 하드웨어 판매가 주력인 기업과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연계가 강점인 기업 간의 체질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국내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의 올해 첫 분기 실적은 부품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모바일 부문의 영업 마진이 일 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주저앉으며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었다. 전체적인 외형 성장이나 주력 스마트폰 모델의 판매 호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메모리 반도체의 조달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실제 손에 쥐는 이익은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이러한 수익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당 기업은 제품군의 다양화와 가격 정책 변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스마트폰의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화면 비율의 폴더블 기기나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탑재한 웨어러블 안경 등 혁신적인 기기들을 시장에 투입하여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프리미엄 모델부터 대중적인 보급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신규 기기 판매 단가를 상향 조정하며 직접적인 이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반면 경쟁사인 미국 정보통신 공룡 기업은 부품 가격 폭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오히려 분기 기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력 제품의 공급망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도 전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뚜렷한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부품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대기 수요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결과로 풀이된다.이 기업이 원가 충격을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전 세계에 깔린 막대한 수량의 자사 기기들과 여기서 파생되는 부가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있다. 이십오억 대에 달하는 활성 기기들을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 장터나 자체 결제 시스템 등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마진율은 하드웨어 판매 마진을 크게 압도한다. 즉, 굳이 기기 출고가를 올리지 않더라도 이미 구축된 거대한 플랫폼 내부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현금 흐름이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결국 부품 가격 인상이라는 동일한 파도를 맞이하고도 두 회사가 받아 든 성적표가 다른 이유는 수익을 창출하는 근본적인 토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기기 자체의 판매 마진에 의존도가 높은 제조사는 원가 변동이 곧바로 실적 타격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기반으로 고수익 서비스 생태계를 완성한 기업은 외부의 비용 압박을 내부의 시스템으로 상쇄하며 이번 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