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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어구 막을 새 제도… 어민들은 '부담 백배'

 매년 수만 톤에 달하는 폐그물과 통발이 바다에 버려지면서 해양 생태계 파괴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유령어업'으로 불리는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어제인 23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해양 폐기물 관리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는 어민 스스로 장비의 사용 내역을 관리하고 유실 시 즉각 대처하도록 유도하는 종합적인 예방 및 회수 체계다.

 

이번에 도입된 제도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 없이 주인이 없는 불법 장비를 발견하는 즉시 수거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고, 조업 과정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수량과 상태를 의무적으로 장부에 남겨야 한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그물이나 통발을 바다에서 잃어버렸을 경우 하루 안에 관할 관청에 알려야 하는 규정도 새롭게 신설되었다.

 


정책의 취지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만, 현장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오늘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관련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종이 문서로 진행되는 수기 작성 방식이 조업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친 파도 위에서 일일이 펜으로 내역을 적는 것은 어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며 데이터의 신뢰성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노르웨이 등 해외 선진국의 사례처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위치와 수량을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단순히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환경 정화에 참여하는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보상 체계의 마련도 촉구되었다.

 


실제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 역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합법적으로 설치해 둔 그물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를 불법으로 간주해 강제 철거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24시간이라는 촉박한 신고 기한은 통신 환경이 열악한 해상에서 지키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충분한 유예 기간과 전자 신고 창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상업적 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레저 활동에 대한 규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덧붙여졌다. 낚시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들이 버리고 가는 낚싯줄과 바늘 역시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용 장비의 표준화 작업과 더불어 낚시 면허제 도입 등을 통해 바다를 이용하는 모든 주체가 해양 쓰레기 문제에 책임을 지는 포괄적인 관리망 구축이 요구된다.

 

서울시, 206억 투입한 '프리덤홀' 조형물 형태 논란 확산

 서울 광화문광장의 중심부에 6·25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새로운 기념 공간인 '감사의 정원'이 들어서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 사이에 배치된 23개의 거대한 돌기둥 '감사의 빛 23'은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6.25m의 높이로 제작되었다. 이곳을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조형물의 의미를 듣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역사적 배경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 체험 학습을 나온 학생들에게도 이 공간은 교과서 밖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지상 조형물 아래에 마련된 지하 전시 공간 '프리덤홀'은 개관 열흘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하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전체 사업비 206억 원 중 상당 부분이 투입된 이 공간은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전쟁의 아픔과 이후의 눈부신 발전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참전국 국화를 모티브로 한 LED 영상과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된 컬러 영상 등은 젊은 세대에게도 웅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참전 용사들에게 직접 감사 메시지를 남기며 과거의 희생을 현재의 기록으로 연결하는 체험에 동참하고 있다.하지만 화려한 개관 성적표 뒤편에서는 조형물의 형태와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은 지상에 설치된 돌기둥의 형상이 과거 군사 문화의 잔재인 '받들어 총' 자세를 연상시킨다며 광장의 민주적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단일 기념 공간 조성에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것을 두고 '혈세 낭비'라는 피켓 시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비판은 광화문광장이 지닌 상징성을 고려할 때 조형물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정치권의 갈등과는 대조적으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많은 시민은 6·25전쟁이라는 국가적 사건을 일상의 공간에서 기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전쟁을 직접 겪었거나 실향의 아픔을 가진 고령층 방문객들은 도심 한복판에 참전국을 기리는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젊은 층 역시 세련된 미디어 전시를 통해 역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며, 이를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시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도 흥미롭다. 분단 국가인 한국이 과거의 도움을 잊지 않고 기록하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 독일 등 과거사 갈등을 겪은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은 역사적 사건을 두고 사회적 토론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감사의 정원'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국제적 역할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서울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조성된 공간의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감사의 정원'은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첨단 IT 기술과 역사가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광화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적 공방이 거세질수록 역설적으로 이곳을 찾는 발길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광장을 가로지르는 23개의 돌기둥은 오늘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마주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