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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유네스코 등재 눈앞, 원주한지문화제 5월 개막

 우리 민족의 삶과 궤를 같이해온 전통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앞두고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섰다. 오는 11월 중국 샤먼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회의에서 한지의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제 사회는 이미 한지의 독보적인 내구성과 예술성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과거 임금에게 올리는 장계부터 갑옷과 요강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 쓰였던 한지는 이제 유럽의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소재로 인정받는 추세다. 이러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지의 진면목을 체감할 수 있는 제28회 원주한지문화제가 오는 5월 1일부터 닷새간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축제는 ‘원주의 매력, 한지의 가치! 한지, 세계 속에 서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지의 현대적 변신과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한다. 특히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초청된 프랑스의 거장 장피에르 브리고디오의 전시는 이번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파리1대학 미대 학장을 역임한 그는 원주의 오색한지를 재료로 삼아 프랑스 현대 추상 미술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서양의 현대 미술과 동양의 전통 소재가 만나 새로운 예술적 담론을 형성하는 장이 될 것이며, 오랜 기간 한지문화재단과 교류해온 작가의 깊이 있는 시각이 작품마다 투영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축제장 곳곳에는 한지의 역사적 자취와 미래적 비전을 담은 대형 설치 미술이 들어선다. 야외 전시인 ‘종이숲 프로젝트’에서는 정지연 작가가 참여해 8미터 높이의 원형 기둥 12개를 세우고, 1600년 한지 역사를 품은 원주의 서사를 시각화한다. 북원과 평원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도시의 흐름을 한지로 구현한 이 작품은 유네스코 등재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또한 제26회 대한민국한지대전 수상작 전시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한지 공예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전통의 맥을 잇는 체험 프로그램인 ‘2026 한지한마당’은 관람객이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공유의 장이다. 닥나무를 찌고 껍질을 벗겨 펄프를 만드는 과정부터 천연 염색과 한지 뜨기에 이르기까지, 한지가 탄생하는 전 과정을 몸소 체험하며 공동체 문화의 가치를 되새긴다. 강원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인 원주 한지장의 시연도 함께 진행되어 장인의 정교한 손길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닥나무 차를 마시며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한지의 강인한 생명력과 그 속에 깃든 조상들의 지혜를 오감으로 느끼게 된다.

 


디지털 시대의 피로를 씻어줄 아날로그적 감성 공간도 새롭게 조성된다. ‘종이와 빛의 계단’ 프로젝트는 2026개의 초록 한지등을 설치해 24시간 내내 은은한 빛을 내뿜는 명상과 힐링의 장소를 제공한다. 이 공간은 지역 내 5개 공공기관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소외계층 시민들이 1년간 정성껏 만든 등을 모아 완성한 것으로, 지역 사회의 상생과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밤낮으로 변화하는 빛의 산란은 한지의 온화한 질감과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깊은 정서적 위안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여도 축제의 활기를 더한다. 지역 어린이집 아동 2026명이 직접 만든 ‘풀뿌리한지등’이 행사장 밤하늘을 수놓고, 학생 1004명이 한지 도화지에 꿈을 담아 그린 수채화 전시도 열린다. 원형 광장에서는 국보인 지광국사탑비를 지승공예 기법으로 재해석하는 대규모 협동 작업이 진행되어, 닷새간 1만 명의 관람객이 힘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원주시는 주차 공간 확보와 안전 인력 배치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며, 자원봉사단과 함께 황금연휴 기간 방문객들에게 안전하고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LAFC '톨루카 참사', 손흥민 침묵 속 결승행 좌절

 로스앤젤레스 FC(LAFC)가 멕시코 원정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챔피언스컵 결승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이 지휘하는 LAFC는 멕시코 톨루카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홈팀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0-4로 대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LAFC는 합산 점수에서 뒤처지며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고지대의 희박한 공기와 상대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 LAFC의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이날 경기는 톨루카의 압도적인 공세 속에 진행되었다. 해발 2,600m가 넘는 고지대 특유의 환경을 활용한 톨루카는 경기 내내 30개가 넘는 슈팅을 퍼부으며 LAFC를 몰아붙였다. 전반전까지는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무실점으로 버텨냈으나, 후반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무려 네 골을 헌납했다. 요리스가 11개의 유효 슈팅을 막아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대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공격의 핵심인 손흥민 역시 팀의 패배와 함께 아쉬운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손흥민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평점 최하위권에 머무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경기 막판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까지 겹치며 현지 매체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지난 시즌 최고의 득점력을 과시했던 모습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에 완전히 묶여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팬들의 비난 화살은 선수 개인보다 도스 산토스 감독의 전술 부재로 향하고 있다. 1차전 승리를 지키기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 숫자를 늘린 교체 카드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너무 이른 시점부터 수비 위주의 경기를 운영하면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었고, 이는 결국 대량 실점의 도화선이 되었다. 현지 팬들은 SNS를 통해 감독의 무능함을 성토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이번 시즌 들어 손흥민의 역할 변화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산토스 감독 부임 이후 손흥민은 득점보다는 도움에 치중하는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했으나, 정작 본연의 강점인 득점 감각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리그 경기에서도 아직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팀의 수비적인 운영 방식이 손흥민의 파괴력을 억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려한 공격 축구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현재의 답답한 경기력은 참기 힘든 고통이 되고 있다.결승 진출 좌절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LAFC는 이제 거센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감독의 전술적 패착과 핵심 선수의 활용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패가 팀 분위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할 때, 구단 수뇌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챔피언스컵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이 산산조각 난 가운데, LAFC는 팀 재정비를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