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야스쿠니 나가던 칙사 차량, 독도 팻말에 멈췄다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시도한 한국인 남성이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일왕의 칙사가 탄 차량이 신사 경내를 빠져나가려는 순간 차량 앞을 가로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일본 경찰 등에 따르면, 64세 한국인 남성 A씨는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신사 안에서 ‘독도는 우리 땅’, ‘전쟁 범죄자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내걸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춘계 예대제가 열리고 있었고, 일왕을 대신해 제물을 봉납하는 칙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상황이었다. A씨는 칙사가 탄 차량이 신사를 빠져나가는 시점에 맞춰 갑자기 나타나 이동을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현장 경비와 신사 관계자들이 곧바로 제지에 나섰고, 이후 경찰이 신병을 확보했다.

 


일본 경찰은 A씨가 신사 측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현장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으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하고 싶은 일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남성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 행동을 위해 지난 20일 일본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일본 방문 목적과 사전 준비 여부, 단독 행동인지 여부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 중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으로, 일본 정치인들의 참배나 공물 봉납 때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온다. 특히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장소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이 신사 내부에서 직접 항의 행동에 나선 것은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왕 측 칙사의 일정과 맞물려 벌어졌다는 점에서 일본 내 경비 당국도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남성의 행동으로 큰 물리적 충돌이나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현장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한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기호만 보고 '묻지마 줄투표'… 지방선거, 이대로 괜찮나

 지방선거에서 당선자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후보자 개인이 아닌 소속 정당이다. 과거 선거 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의석의 90% 이상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영남권에서는 국민의힘이, 호남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의회를 독점하는 식이다. 이러한 의석 점유율은 해당 지역에서 각 정당이 얻는 일반적인 지지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행정 역량을 꼼꼼히 따지기보다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에게 맹목적으로 표를 던지고 있다.이러한 정당 쏠림 현상은 기초의원 선거로 내려갈수록, 그리고 전체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유권자들이 후보의 이름이나 공약은 전혀 모른 채 오직 정당 기호만 보고 연달아 기표하는 줄투표 관행이 만연해 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50.9%에 불과했는데,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가 적을수록 거대 양당의 탄탄한 조직력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선거의 특성상, 선거판은 어떤 후보가 적합한가보다는 어느 정당의 바람이 더 거세게 부는가에 따라 좌우된다.유권자가 아닌 정당이 당선자를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권력은 후보를 선택하는 공천권자에게 집중된다. 현행법은 정당에 후보자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데, 과거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기초의원 공천의 전권을 휘두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겉으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밀실 공천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공천 헌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양당 내부에서 여전히 부적절한 거래가 오갈 것이라는 대중의 불신은 깊게 뿌리박혀 있다.여의도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의회의 고질적인 폐단을 끊어내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당원과 유권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천 규칙을 대폭 손질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현역 국회의원이 공천 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고 모든 공천 심사 과정의 기록 보존을 의무화한 것이다. 또한 상향식 공천 비율을 대폭 높이고 부적격자에 대한 감산 규정도 명문화하여 지역구 국회의원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민주당의 이러한 시도는 밀실 공천의 고리를 끊고 부적격 후보를 걸러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허점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공천 심사 기록을 남기더라도 이를 투명하게 검증할 주체가 불분명하며,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이 커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지역위원장이 당원 조직을 관리하는 구조라면 결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제도의 틀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지역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의 무게 중심은 쉽게 이동하지 않을 수 있다.결국 고착화된 양당 체제와 불완전한 공천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유권자의 손에 쥐어져 있다. 정당 공천제가 무자격 토호 세력의 진입을 막는 순기능을 발휘하려면 투명한 공천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유권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투표소에 들어선 유권자가 단순히 1번이나 2번이라는 정당 기호에 맹목적으로 도장을 찍는 대신, 후보자의 이름과 살아온 궤적, 전문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은 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시민들의 참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