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개인전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최비오의 개인전 '타임 인터페이스'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시간'을 주제로 한 '타임 시그널스' 회화 연작과 설치 작업을 통해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타임 시그널스: 리스폰시즈 (템포 코드)'라는 작품은 캔버스 뒷면에 날짜와 시간, 서명을 기록한 후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검은 화면 위에 0과 1을 배열하고, 그 위에 선과 기호를 쌓아 고대 문자가 나열된 듯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이두식의 회고전 '다시 만난 축제-표현·색·추상…그 너머'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축제'를 중심으로 회화와 드로잉 등 6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축제' 연작은 강렬한 색채와 점의 반복, 리듬감 있는 화면 구성을 통해 생명력과 에너지를 시각화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두식은 한국 추상회화의 한 축을 형성한 작가로, 그의 작품은 초기 구상 작업에서 점차 추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박다인의 개인전 '소금의 기도'가 오는 22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탐구해온 '헌법의 정신'을 주제로 회화와 퍼포먼스를 통해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2024년 12월 계엄령 이후의 사회적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법과 권력, 공동체의 관계를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소금을 치다' 연작을 비롯해 평면 작업 40여 점과 퍼포먼스 영상 3편이 전시될 예정이다.

 


박다인의 회화 작업은 소금과 먹, 물의 흔적을 통해 시간과 감각의 흐름을 시각화한다. 소금을 던지는 행위를 통해 권력의 폭력과 상처를 환기하며, 정화와 치유의 의미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인위적인 선 대신 재료의 번짐과 침식이 만들어낸 형태가 중심을 이루며, 소금 결정이 남긴 표면은 일종의 '기도의 지도'처럼 작동한다.

 

이번 전시들은 각기 다른 주제와 형식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비오, 이두식, 박다인 세 작가의 작품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각각의 마감일이 다르며, 관람객들은 이 기회를 통해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206억 투입한 '프리덤홀' 조형물 형태 논란 확산

 서울 광화문광장의 중심부에 6·25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새로운 기념 공간인 '감사의 정원'이 들어서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 사이에 배치된 23개의 거대한 돌기둥 '감사의 빛 23'은 참전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6.25m의 높이로 제작되었다. 이곳을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조형물의 의미를 듣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역사적 배경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 체험 학습을 나온 학생들에게도 이 공간은 교과서 밖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지상 조형물 아래에 마련된 지하 전시 공간 '프리덤홀'은 개관 열흘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하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전체 사업비 206억 원 중 상당 부분이 투입된 이 공간은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전쟁의 아픔과 이후의 눈부신 발전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참전국 국화를 모티브로 한 LED 영상과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된 컬러 영상 등은 젊은 세대에게도 웅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참전 용사들에게 직접 감사 메시지를 남기며 과거의 희생을 현재의 기록으로 연결하는 체험에 동참하고 있다.하지만 화려한 개관 성적표 뒤편에서는 조형물의 형태와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은 지상에 설치된 돌기둥의 형상이 과거 군사 문화의 잔재인 '받들어 총' 자세를 연상시킨다며 광장의 민주적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단일 기념 공간 조성에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것을 두고 '혈세 낭비'라는 피켓 시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비판은 광화문광장이 지닌 상징성을 고려할 때 조형물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정치권의 갈등과는 대조적으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많은 시민은 6·25전쟁이라는 국가적 사건을 일상의 공간에서 기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전쟁을 직접 겪었거나 실향의 아픔을 가진 고령층 방문객들은 도심 한복판에 참전국을 기리는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젊은 층 역시 세련된 미디어 전시를 통해 역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며, 이를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시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도 흥미롭다. 분단 국가인 한국이 과거의 도움을 잊지 않고 기록하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 독일 등 과거사 갈등을 겪은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은 역사적 사건을 두고 사회적 토론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감사의 정원'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국제적 역할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서울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조성된 공간의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감사의 정원'은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첨단 IT 기술과 역사가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광화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적 공방이 거세질수록 역설적으로 이곳을 찾는 발길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광장을 가로지르는 23개의 돌기둥은 오늘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마주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