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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막힌 청년들, 산에서 '운'을 구한다

 2030세대가 등산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여가 활동으로 여겨졌던 등산이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 '운을 트이게 하는' 행위, 즉 '개운산행'으로 통하며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 흐름의 기폭제가 된 것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관악산'이다. 정기가 좋다는 역술가의 한마디에 일이 풀리지 않던 청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소셜미디어는 이들의 인증 사진으로 뜨거워졌다. 실제 통계 역시 관악산 방문객과 온라인 검색량이 급증했음을 보여주며 이 현상이 단순한 밈을 넘어섰음을 증명한다.

 


운을 좇는 청년들의 발걸음은 산을 넘어 도심 속 특정 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은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기운을 가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요한 계약이나 미팅을 위한 '명당'으로 떠오르는 등 새로운 형태의 '개운 스폿'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청년 세대가 처한 불안정한 현실의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개인의 노력이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통제 불가능한 '운'이라는 요소에 기대어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일종의 방어기제라는 것이다. 현실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데이터는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삶의 만족도와 가파르게 증가하는 20대, 30대의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이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을 드러낸다. 여기에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과 역대 최다를 경신한 30대 '쉬었음' 인구는 이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뒷받침한다.

 

결국 청년들이 산에 오르고 명당을 찾는 행위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 붙잡으려는 마지막 동아줄과 같다.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사회적 계단이 보이지 않을 때, 그들은 운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상을 향해 필사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교사 96% 반대하는 체험학습, 벼랑 끝에 몰린 교권

 전국의 초등학교 교단에서 학생들의 외부 활동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에 재직 중인 초등교사 2만 1918명을 대상으로 외부 교육 활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0.5%가 현재 방식의 외부 활동 운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5.7%를 더하면 무려 96.2%에 달하는 교사들이 외부 활동 추진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인솔하여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심각한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교사들이 외부 활동을 꺼리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다. 노동조합 측은 과거 2022년 강원도 속초 지역에서 발생했던 학생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교사들의 불안감을 설명했다. 당시 사고 차량을 운전했던 기사의 명백한 과실이 인정되었음에도, 학생들을 인솔했던 담임 교사에게까지 유죄 판결이 내려진 사건이 교직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판결 이후 교사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돌발 상황에 대해서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안게 되었다.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교사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외부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9.8%가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져야 할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감을 1순위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대응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37.0%를 차지하며 높은 비율을 보였고, 외부 활동 장소 섭외부터 계약 체결, 비용 정산 등에 이르는 과도한 행정 업무 부담이 12.4%로 집계되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제도적인 보호 장치다. 외부 활동 운영을 개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