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취업 막힌 청년들, 산에서 '운'을 구한다

 2030세대가 등산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여가 활동으로 여겨졌던 등산이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 '운을 트이게 하는' 행위, 즉 '개운산행'으로 통하며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 흐름의 기폭제가 된 것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관악산'이다. 정기가 좋다는 역술가의 한마디에 일이 풀리지 않던 청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소셜미디어는 이들의 인증 사진으로 뜨거워졌다. 실제 통계 역시 관악산 방문객과 온라인 검색량이 급증했음을 보여주며 이 현상이 단순한 밈을 넘어섰음을 증명한다.

 


운을 좇는 청년들의 발걸음은 산을 넘어 도심 속 특정 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은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기운을 가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요한 계약이나 미팅을 위한 '명당'으로 떠오르는 등 새로운 형태의 '개운 스폿'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청년 세대가 처한 불안정한 현실의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개인의 노력이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통제 불가능한 '운'이라는 요소에 기대어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일종의 방어기제라는 것이다. 현실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데이터는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삶의 만족도와 가파르게 증가하는 20대, 30대의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이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을 드러낸다. 여기에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과 역대 최다를 경신한 30대 '쉬었음' 인구는 이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뒷받침한다.

 

결국 청년들이 산에 오르고 명당을 찾는 행위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 붙잡으려는 마지막 동아줄과 같다.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사회적 계단이 보이지 않을 때, 그들은 운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상을 향해 필사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CU 물류 마비 풀릴까, BGF로지스-화물연대 전격 교섭

 편의점 CU의 물류를 책임지는 BGF로지스가 파업 중인 화물연대와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22일 오전 경남 진주노동지청에서 양측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가 열렸으며, 같은 날 오후 대전에서 실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원청으로서의 교섭 의무를 부정하며 대화를 거부해왔던 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은, 파업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와 전국적인 물류 차질로 인한 점주들의 피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화물연대는 이번 교섭에서 노동 조건 개선과 충분한 휴식권 보장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특히 이들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BGF로지스와 BGF리테일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해 왔다. 노조 측은 사망한 조합원에 대한 명예 회복과 유가족 합의,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파업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일선 편의점 현장은 극심한 상품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 화성과 안성, 나주 등 주요 거점 물류센터가 봉쇄되면서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의 입고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편식 생산의 핵심 기지인 진천 공장까지 물류가 막히면서 매대가 텅 비어버린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대체 차량을 투입하는 등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촘촘하게 짜인 편의점 물류망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사측인 BGF로지스는 이번 대화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 운송사와 배송기사 간의 문제라며 거리를 두어왔던 입장과 달리, 이번에는 원청으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의미를 두겠다고 밝혔다. 사측 관계자는 조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합리적인 협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노조가 요구하는 처우 개선 비용과 책임 소재 규명 등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어 실제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현장의 편의점주들은 하루빨리 물류가 정상화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주력 상품인 도시락과 샌드위치 판매가 중단되면서 매출 타격은 물론, 단골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주들 사이에서는 본사와 노조의 갈등 속에 애꿎은 자영업자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점주들이 직접 물류센터를 찾아가 길을 터달라고 호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양측의 대화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는 최종 합의 전까지 물류센터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물류 마비가 지속될 경우 여론의 화살이 노조를 향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대전에서 이어질 오후 실무교섭에서 양측이 얼마나 간극을 좁히느냐에 따라 CU의 물류망이 다시 활기를 찾을지, 아니면 더 깊은 파행으로 치달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