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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사과 없었다” 김창민 감독 유족, 가해자 공개 사과에 분노

고 김창민 영화감독 폭행 사망 사건의 피의자들이 언론 인터뷰에 이어 유튜브에까지 등장해 공개 사과에 나서면서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유가족은 사건 발생 이후 5개월이 넘도록 직접적인 사과 한 번 받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피의자 측이 뒤늦게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인 배경을 두고도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는 ‘저는 김창민 감독 살해범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출연한 이모 씨는 자신이 김 감독 사건의 가해자라고 밝히며 “고인이 된 김창민 감독님과 유가족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을 저도 안다”고도 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사건 경위나 폭행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 씨는 사건 이후 자신이 활동명 ‘범인’으로 ‘양아치’라는 제목의 힙합 음원을 낸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해당 곡이 사건 전부터 준비했던 노래이며, 과거 첫사랑 이야기를 힙합 스타일로 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활동명 ‘범인’ 역시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이러한 해명이 오히려 피해자 측 상처를 다시 건드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 감독 유족은 피의자들이 정작 자신들에게는 한 번도 찾아와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유족은 “사과하러 온 적 없고, 한 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데 이어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손주까지 돌보고 있는 김 감독의 부친은 피의자들의 언론 및 유튜브 출연에 대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사람을 더 자극한다”며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사과 없이 공개 플랫폼에서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방식 자체가 또 다른 상처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영상을 공개한 유튜버 카라큘라도 피의자 측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카라큘라는 댓글을 통해 “그들의 바람대로 어떤 조력이나 도움도 줄 생각이 전혀 없다”며 “후속 영상에는 왜 자신을 찾았는지,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무심코 드러낸 민낯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사과 영상이 아니라 피의자 측이 다른 목적을 갖고 접근했을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벌어졌다. 김 감독은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식사하던 중 다른 손님들과 소음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었고, 이후 폭행을 당해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김 감독은 4명에게 새 생명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사건 당시 상황을 둘러싸고는 김 감독이 식당에서 돈카츠 칼을 들고 가해자 일행 7명을 위협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경기북부경찰청은 그런 장면을 봤다는 진술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김 감독을 피의자로 입건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CCTV에는 집단 폭행 정황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개된 영상에는 김 감독이 목을 졸린 뒤 쓰러지고, 이후 CCTV 사각지대 쪽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추가로 확보된 영상에는 김 감독이 골목으로 끌려간 뒤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하는 장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가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한 차례 반려됐고, 이후 상해치사 혐의로 다시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결국 피의자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유가족은 사건 직후 초동 대응부터 피의자 신병 처리, 그리고 최근 이어진 공개 사과 논란까지 전 과정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직접적인 사과도 없이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먼저 고개를 숙인 피의자들의 행보가 진정성 있는 반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건을 둘러싼 공분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5·18 폄하 논란 스타벅스, 본사 실책에 현장만 '지옥'

 스타벅스코리아가 최근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이 현대사의 비극인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사 앱에 게재된 광고 문구가 특정 역사적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평소 직장인들로 붐비던 서울과 경기 주요 거점 매장들이 눈에 띄게 한산해지는 등 '행동하는 불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이번 사태의 가장 큰 비극은 본사 경영진의 판단 착오로 발생한 공분이 매장 최전선의 파트너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현장 직원들의 절규 섞인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마케팅 기획과 무관한 매장 직원들이 고객들로부터 "무슨 생각으로 일하느냐"는 식의 사상 검증을 당하거나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듣고 있다는 내용이다. 본사가 친 사고의 뒷수습을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으로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이틀간 서울역과 상암동, 수원 등 주요 매장을 둘러본 결과 브랜드의 위상은 확연히 꺾여 있었다. 점심시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던 매장 현황판은 잠잠했고, 카공족들로 가득 차야 할 2층 공간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매장을 찾은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도 이번 마케팅 파문에 대한 실망 섞인 대화가 오갔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기업의 가치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정용진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영령과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며 강도 높은 수습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본사의 사과가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고객들의 화풀이 대상이 된 일선 파트너들을 보호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심리적 지원 대책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는 것 자체가 공포라고 호소하며 본사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논란이 된 광고 문구는 과거 민주화 운동 당시의 비극적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국민적 역린을 건드렸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문구로 판촉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의 실추를 넘어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쌓아온 '프리미엄 커피 문화'라는 환상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경영진은 말뿐인 사과를 넘어 현장 직원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책으로 인한 화풀이를 직원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매출 회복보다 시급한 것은 상처 입은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고, 고통받는 내부 구성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기업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