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대통령의 남자 하정우, 부산으로 향한다

 부산 북갑이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 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라는 두 거물급 인사가 차기 보궐선거의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곳은 순식간에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변모했다.

 

최근 양측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출마설은 점차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하 수석은 민주당 선거 실무 책임자와의 만남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한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부산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AI 최고 전문가인 하 수석의 정치 신선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산이다. 또한, 지역 기반이 탄탄한 3선 전재수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정치 신인이라는 약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의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강력한 보수 팬덤을 기반으로 부산 내 인기는 상당하지만, 현재 소속이 없는 무소속 신분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친정'인 국민의힘이 박민식 전 의원을 내세워 독자 후보를 낼 것이 확실시되면서, 보수 표가 분열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 구도는 '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후보, 무소속 한동훈'의 3자 대결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이 구도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최소 40% 이상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한 전 대표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임을 입증해야만 한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제 한 전 대표가 보수 표 분산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고 단일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하 수석이 대통령의 후광과 지역 조직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두 거물의 출마 선언 여부와 그에 따른 선거 구도 변화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GPT 향한 러브콜, 이재명도 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하정우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정치권의 관심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하 수석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차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 수석은 최근 여권 안팎에서 내년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는데, 이날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관측을 사실상 공식 석상으로 끌어올린 셈이 됐다.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하 수석이 연구개발(R&D) 정책 보고를 마치자 “하GPT, 요새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수석의 별명을 직접 부르며 농담 섞인 표현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부산 북갑 출마설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국정 핵심 과제로 꼽히는 AI 정책을 총괄하는 참모를 쉽게 내보내기 어렵다는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하 수석도 대통령 발언 직후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분명히 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님이 작업에 넘어가지 말라고 하셨다”며 “인사권자가 말씀하시는 대로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당분간 청와대에서 더 일하고 싶다”고 밝혀, 당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2028년 총선쯤에는 고향인 부산에 기여할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해 향후 정치 참여 가능성은 열어뒀다.부산 북갑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다. 전 의원은 앞서 자신의 후임 주자로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한 하 수석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하 수석이 상징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카드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AI 전문가이자 현직 대통령실 참모라는 점에서 확장성이 있다는 것이다.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 대통령 발언을 두고 하 수석의 정치적 위상을 한층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몸값 올리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세상 일은 정말 모르는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대통령이나 하 수석 본인도 확실하게 결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의 요청에 넘어가지 말라고 한 말씀이라면, 나도 농담으로 말하겠다”며 “그만큼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분이기 때문에 당에서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하 수석의 차출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당의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AI 3대 강국 실현이 중요한 국정 과제인 만큼 대통령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결국 당이 여러 차례 설득에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