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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골 없이 4도움…메시와 함께 MLS 역사 썼다


오랜 골 침묵을 깨뜨린 것은 시원한 득점포가 아닌, 영리한 역할의 변화였다. LAFC의 슈퍼스타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라는 익숙한 옷을 잠시 벗고 팀의 조력자로 변신하자, 팀 공격력이 폭발하며 6-0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변화는 미국 현지에서도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은 지난 6라운드를 결산하며 가장 주목할 점으로 손흥민의 새로운 역할을 꼽았다. 사무국은 "LAFC가 올랜도 시티를 상대로 거둔 6-0 대승의 이면에는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의 전술적 결단이 있었다"며, 손흥민의 포지션 조정이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한 '신의 한 수'였다고 집중 조명했다.

 


이날 손흥민은 비록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축구의 진정한 묘미를 보여주는 플레이로 경기장을 지배했다. 전반전에만 무려 4개의 어시스트를 몰아치며 파트너 드니 부앙가의 해트트릭을 포함한 팀의 대량 득점을 지휘했다. 이는 MLS 역사상 리오넬 메시만이 가지고 있던 '단일 전반 4도움'이라는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 경기 전까지 LAFC의 공격력은 무패 행진이라는 성적과 별개로 많은 의문 부호를 낳았다. 손흥민 역시 공식전 8경기 무득점에 시달리며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팀의 기대 득점(xG) 수치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고립시키는 대신 2선으로 내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변화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동료 공격수 나탄 오르다스가 중앙에서 상대 수비와 거칠게 싸우며 공간을 만드는 궂은일을 도맡았고, 그 덕분에 손흥민은 압박에서 벗어나 전방을 향해 자유롭게 공을 뿌려줄 수 있었다. 골대와 다소 멀어졌지만, 오히려 그의 창의성과 날카로운 패스 능력이 극대화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LAFC의 두 번째 골 장면은 이 변화가 만들어낸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오르다스가 몸싸움으로 수비를 끌어낸 공간으로 손흥민이 침투했고, 지체 없이 쇄도하던 부앙가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손흥민의 새로운 역할이 단순히 개인의 활약을 넘어 팀 공격 전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도이치 항소심 “김건희 공범” 판단…20억 계좌·40% 약정 주목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김건희 씨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함께 시세조종에 가담한 공범으로 판단했다.재판부는 특히 김 씨가 이른바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 원이 든 증권계좌를 맡기고, 투자 수익의 40%를 주기로 한 약정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주가조작 사건이 불거진 지 약 15년 만에 김 씨의 공범성이 법원 판단으로 처음 인정된 것이다.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가 2010년 블랙펄인베스트에 거액의 계좌를 일임하면서 수익 일부를 배분하기로 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단순한 시장 흐름에 따른 정상적 투자였다면 수익의 40%를 별도로 보장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블랙펄 측이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주가 상승분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20억 원이라는 큰돈을 맡긴 행위 역시 시세조종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봤다.재판부는 김 씨가 권오수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블랙펄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투자 목적만 있었다면 우회적으로 거래를 맡길 이유가 크지 않다는 취지다.항소심 판단에는 재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녹취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검이 확보한 통화 녹취에는 김 씨가 증권사 직원에게 “내가 일단 40%를 주기로 했다”,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느냐”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다시 진행된 수사에서 드러난 이 녹취는, 수익 배분 약정이 실제 존재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받아들여졌다.재판부는 김 씨가 통화 녹음 여부를 신경 쓴 정황도 유죄 판단의 한 축으로 봤다. 사무실 전화는 녹음될 수 있으니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편이 낫다는 취지의 발언은, 주식 거래와 관련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이와 함께 사전에 거래 시점과 물량을 맞추는 통정매매 정황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씨가 다른 관계자들이 알려준 시점에 맞춰 10만 주를 매도하고, 이후 추가 판단을 기다린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항소심은 김 씨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권 전 회장, 블랙펄 대표 이종호 씨 등과 함께 시세조종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결론 내렸다. 1심이 공범성을 인정하지 않고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본 판단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