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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마크롱,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한국과 프랑스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며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국빈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래 첨단 산업부터 안보, 문화에 이르는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광물, 원자력, 우주, 방위산업 등 미래 성장과 직결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3건의 협정을 개정하고 1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했다. 또한,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하는 등 국제 안보 현안에도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어진 국빈 오찬에서는 140년에 걸친 양국의 깊은 유대감이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프랑스의 파병과 희생을 언급하며 "프랑스 덕분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영토를 지킬 수 있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또한, 국내 원전 건설과 KTX 고속철도 도입에 프랑스의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오랜 협력의 역사를 조명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소설가 한강의 '우리의 심장을 잇는 금실'이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양국의 끈끈한 우정을 화답했다. 특히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위하여"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에너지, 반도체, 모빌리티 등 기존 협력을 넘어 AI, 양자 등 혁신 분야에서 더 큰 성공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문화 교류에 대한 강한 의지도 표명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9월 프랑스에서 열릴 영화·영상 서밋에 이 대통령을 초청하며 양국이 공동 의장을 맡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영화, 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정상회담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해,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서울 도심 철도 마비시킨 붕괴 사고… 퇴근길 '대혼란'

 서울 서대문구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을 지탱하는 거더가 무너져 내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26일 오후 2시경 발생한 이번 사고로 현장을 점검하던 감리단장과 관리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다치는 등 총 6명의 사상자가 집계됐다. 철거 공사의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 구조적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인력들이 갑작스러운 붕괴에 휘말리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는 1966년 준공된 국내 최고령 고가도로로, 이미 수년 전부터 안전 등급 D등급을 받을 만큼 노후화가 심각했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어 전체 공정의 90% 가까이 진행된 상태였으나, 철도가 지나는 핵심 구간인 S8·S9 지점에서 결국 사달이 났다. 이날 새벽 작업 중 상판이 2.9cm가량 가라앉는 침하 현상이 발견되어 공사가 중단됐고, 오후에 정밀 진단을 위해 전문가들이 구조물 내부로 진입한 직후 거더가 끊어지며 무너졌다.현장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소에도 철거 작업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심각했으며, 지지대 설치 등 안전 조치가 육안으로 보기에도 부실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특히 열차가 수시로 통행하고 고압선이 흐르는 위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노후 구조물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철거 공법이나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사고의 여파는 도심 교통 마비로 이어졌다. 고가 아래를 지나는 선로에 구조물이 덮치면서 서울역과 신촌역을 잇는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행신역과 서울역 사이의 KTX 운행이 멈췄고, 경부선과 호남선 등 주요 간선 철도의 운행 구간이 조정되면서 이용객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코레일은 긴급 복구팀을 투입했으나 파손된 구조물의 무게와 고압선 복구 문제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정치권과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보고를 받은 직후 부상자 치료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며, 원인 규명을 위한 엄정한 조사를 주문했다. 경찰은 즉각 5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시공사와 감리업체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후보들도 일제히 일정을 중단하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수사 당국은 철거 순서의 적절성과 도면 준수 여부, 그리고 새벽에 발생한 침하 현상 이후의 대응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노후 도량 철거 시 필수적인 안전 보강 조치가 미흡했는지,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려 한 정황은 없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내 다른 노후 시설물 철거 현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으며,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