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0년 만에 돌아온 '홍도', 예지원·박하선이 그려낼 모습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낡은 신파극이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비극으로 재탄생하여 10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 ‘홍도’가 극단 마방진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2014년 초연 당시, 진부한 소재를 감각적 연출로 풀어내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화제작의 귀환이다.

 

‘홍도’는 1936년 초연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원작으로 한다.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의 길을 택한 홍도가 사랑과 배신, 시댁의 구박 속에서 파멸에 이르는 비극적 서사는 당시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국민 서사로 자리 잡았다.

 


고선웅 연출은 원작의 통속적인 신파 구조를 과감히 해체하고, 특유의 속도감 있는 대사와 양식화된 움직임, 미니멀한 무대 미학을 결합해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눈물과 한탄으로 가득했던 원작과 달리, 그의 ‘홍도’는 비극 속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배치해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독특한 연출로 국내외의 호평을 받았다.

 

10년 만의 무대는 한층 더 깊어진 미장센을 예고한다. 고선웅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주제를 더욱 담백하게 드러내면서도 격조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한복 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의 의상이 더해져,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현대적 미감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한국적 아름다움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롤은 세 명의 배우가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의 홍도를 선보인다. 초연의 주역이었던 배우 예지원이 다시 한번 무대에 서 깊어진 감정선을 그려내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배우 박하선이 두 번째 연극 도전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한다. 극단 마방진의 단원 최하윤 역시 자신만의 색깔로 비운의 여인 홍도를 해석한다.

 

새롭게 돌아온 ‘홍도’는 오는 10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의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부산 등 전국 7개 도시 투어를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OTT·숏폼이 삼킨 일상…TV 없는 거실 늘어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확장은 현대인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았다. 금융, 쇼핑, 의료 등 생활 전반의 서비스가 모바일 환경으로 편입된 가운데,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는 단연 미디어 콘텐츠 소비 방식이다. 특히 시공간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은 과거 가정 내 필수 가전으로 꼽히던 전통적인 TV의 입지를 빠르게 축소시키고 있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른바 OTT의 비약적인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관련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2022년 880억 달러 수준에서 내년인 2027년에는 1843억 달러까지 두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콘텐츠 제작사들 역시 기존의 지상파나 케이블 TV 송출보다는 글로벌 시청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OTT 플랫폼을 우선적인 유통 채널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최근 CJ메조미디어가 발간한 미디어 이용 행태 분석 자료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한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송출되는 정규 방송 대신, 스마트TV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유튜브나 OTT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시청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연령대별로 확연한 차이와 양극화 현상이 관찰되었다.전통적인 TV 시청 시간은 연령과 비례하는 뚜렷한 경향성을 보였다. 10대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41분에 불과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반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매일 평균 103분을 TV 앞에서 보내며 10대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20대부터 40대까지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TV 시청 시간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며, 세대 간 미디어 접근 방식의 차이를 드러냈다.반면 OTT 서비스는 세대를 불문하고 일상적인 매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전 연령대에 걸쳐 70%를 상회하는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30대 그룹은 하루 평균 65분을 OTT 시청에 할애하며 가장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플랫폼별로는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전 세대에서 고른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인 티빙이 스포츠 독점 중계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최근 몇 년 새 급부상한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구성된 숏폼은 특히 10대 사이에서 하루 평균 58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핵심 미디어로 부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50대 중장년층 역시 하루 평균 38분을 숏폼 시청에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숏폼 콘텐츠가 특정 세대의 전유물을 넘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동영상 소비 포맷으로 안착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