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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km 강속구 맞고 쓰러져…후배부터 챙긴 허경민

 대전 구장에 잠시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 시속 146km의 직구가 타자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고, 헬멧을 강타당한 타자는 그대로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승패가 갈리는 치열한 승부처였지만, 이 순간 그라운드의 모두는 타자의 안위만을 걱정했다.

 

사건은 3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KT의 경기, 5회초에 발생했다. 한화는 마운드에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엄상백을 올렸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위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KT 허경민을 상대로 던진 2구째 공이 그대로 머리 쪽으로 향했다.

 


피할 틈도 없이 공에 맞은 허경민이 쓰러지자 경기는 즉시 중단됐다. 마운드 위 투수 엄상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차마 타석을 쳐다보지 못했다. KBO 규정에 따라 헤드샷을 던진 엄상백에게는 즉각 퇴장 명령이 내려졌고, 그의 허무한 시즌 첫 등판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참을 쓰러져 있던 허경민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모두가 그의 상태를 걱정하며 숨죽이고 지켜보는 순간, 그는 자신을 맞힌 투수 엄상백을 향해 손짓했다. 고개를 떨군 채 마운드를 내려가지 못하는 후배에게 ‘괜찮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자칫 선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통보다 자책감에 빠진 후배를 먼저 챙긴 베테랑의 품격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허경민의 위로를 받은 엄상백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한 KT가 한화를 9-4로 꺾었다. 이 승리로 KT는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고, 한화는 선발 부상과 불펜의 난조가 겹치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캡틴의 침묵, 홍명보호는 왜 2연패에 빠졌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충격적인 2연패를 당하며 월드컵 본선 준비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팀의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그를 둘러싼 ‘에이징 커브’ 논란이 본격적으로 점화되는 모양새다.대표팀은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에 0-4로 대패한 데 이어, 4월 1일 오스트리아에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두 경기 연속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한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득점력 부재라는 심각한 과제를 안은 채 귀국길에 올랐다.비판의 화살은 주장 손흥민에게 집중됐다.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다고는 하나, 두 경기에서 유효슈팅 1개에 그치는 등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소속팀 LAFC에서도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이 대표팀까지 이어지자, 34세의 나이를 거론하며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는 2일 귀국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우리 팀의 중심이고, 이를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컨디션 난조를 배려했으며,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당사자인 손흥민 역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스트리아전 직후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기량이 떨어져 내려놔야 할 땐 냉정하게 내려놓겠다”면서도 “이런 질문을 받는 건 리스펙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A매치 최다 출전(142경기) 기록을 보유한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존재다. 비록 최근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A매치에서 연이어 골을 터뜨리며 팀을 이끌었다. 오는 5월 월드컵 최종 소집 전까지 그가 다시 골 감각을 되찾고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실력으로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