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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수술 이겨낸 노장, 7년 만에 정상 탈환

뇌종양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 필드로 돌아온 42세의 노장 개리 우드랜드가 무려 7년 만에 미국남자프로골프 투어 정상에 오르며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한 것을 넘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돌아온 한 인간이 집념과 노력으로 일궈낸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우승 확정 순간 왈칵 눈물을 터뜨린 그의 모습에 현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물론 중계를 지켜보던 전미 대륙이 함께 울었다.

 

우드랜드는 30일 한국시간 기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2위 니콜라이 호이고르를 5타 차라는 여유 있는 격차로 따돌린 우드랜드는 이로써 PGA 투어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 상금은 178만 2000달러로 우리 돈 약 27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지만, 그에게 상금보다 값진 것은 2019년 US 오픈 이후 6년 9개월 만에 다시 맛본 승리의 기쁨이었다.

 


경기의 대미를 장식한 18번 홀에서 마지막 퍼트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우드랜드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동안의 고통과 인내를 털어내듯 크게 한숨을 내쉰 그는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오는 캐디와 아내를 보자마자 참아왔던 감정을 쏟아냈다. 끓어오르는 눈물을 감추려 모자를 깊게 눌러썼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는 아내의 품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펑펑 울음을 터뜨렸고, 이 장면은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스포츠맨십이 빛난 순간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퉜던 니콜라이 호이고르는 우드랜드의 마지막 퍼팅 순간 조용히 필드 뒤편으로 물러나 앉았다. 오로지 우드랜드만이 그 영광의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준우승에 머물렀음에도 호이고르는 우드랜드가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정말 멋진 순간이었고 진심으로 기쁘다는 축하의 인사를 건네 박수갈채를 받았다.

 

우드랜드의 이번 우승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가 겪어온 처절한 투병 과정 때문이다. 그는 2023년 5월 갑작스러운 손 떨림과 눈꺼풀 경련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그해 9월 옆머리를 야구공 크기만큼 절개하는 대수술을 통해 병변의 상당 부분을 제거해야 했다. 수술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2024년 1월 소니오픈을 통해 기적적으로 복귀했지만, 이후 참가한 26개 대회에서 11번이나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까지 겹쳐 작년 휴스턴 오픈 당시에는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을 쏟을 정도로 정신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우드랜드는 결코 포기라는 단어를 선택하지 않았다. 불과 2주 전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대중 앞에 솔직하게 고백한 그는 장비를 전면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더 정교한 퍼팅을 위해 퍼터를 바꿨고, 줄어든 비거리와 타구 속도를 보완하기 위해 더 단단한 아이언을 손에 쥐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린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기에 그의 우승은 그 어떤 승리보다 찬란하게 빛났다.

 

시상대에서 우드랜드는 골프가 비록 개인 종목이지만 오늘 자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재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을 보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싸워나가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51위에 진입하며 PGA 투어의 주요 대회 출전권을 모두 확보하게 된 그는 여전히 남아있는 수술 후유증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우드랜드는 인터뷰 마지막에 자신보다 더 힘들었을 아내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뇌 수술이라는 큰 시련이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웠지만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아내에게는 훨씬 더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피어난 그의 버디 퍼트와 눈물 섞인 우승 소감은 단순한 스포츠 뉴스를 넘어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인간 개리 우드랜드의 진짜 경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6·3 지방선거 열전 돌입, 여야 '사활 건 총력전'

 전국 지방행정의 수장과 지역 일꾼을 뽑는 6·3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새벽을 기점으로 일제히 시작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인 만큼 여야는 정권 안정론과 견제론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1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른 아침부터 주요 교차로와 전통시장에는 후보자들의 로고송이 울려 퍼졌고, 각 정당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한 표를 호소했다.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면과 부산역 등 핵심 거점에서 출정식을 열고 세 대결을 펼쳤다. 박 후보는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중단 없는 발전을 약속했고, 전 후보는 해양수도 완성을 내세우며 인물론을 강조했다. 경기도 역시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새벽 버스 차고지를 찾는 민생 행보로 포문을 열었으며,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한 평택에서 경제 도지사 이미지를 부각하며 맞불을 놓았다.강원과 대구 등 전통적인 정치 요충지에서도 여야 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운동권 출신 우상호 후보와 검사 출신 김진태 후보가 미래 산업 육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으며, 대구에서는 김부겸 후보와 추경호 후보가 시장직을 두고 보수 텃밭의 민심을 공략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거대 유세차 대신 자전거와 경차를 이용한 이색적인 1인 선거운동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충청권과 영남권의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지역별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 후보들은 새벽 시장과 터미널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경남에서는 김경수 후보와 박완수 후보가 창원과 진주 등 주요 도시를 돌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울산에서는 수십 대의 유세차가 로터리를 에워싸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등 선거 분위기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현장도 열기가 뜨거웠다. 부산 북갑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와 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배식 봉사 현장에서 조우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평택을 재선거 역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를 포함한 5명의 후보가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각자의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제주와 동두천 등지에서는 환경 정화 활동이나 자전거 유세 등 차별화된 방식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후보들이 화제가 됐다.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인원은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의원, 교육감 등 총 4,000여 명에 달한다. 여당은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지방 권력 탈환이 절실한 상황이며, 야당은 정부 독주를 막기 위한 교두보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여야 지도부는 전국 각지를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섰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과 자질을 꼼꼼히 따지기 시작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정치적 레이스는 내달 3일 국민의 선택에 의해 그 결말이 가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