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바다를 품은 롤스로이스, 지중해 바람 지도 담은 천장 조명

 럭셔리 자동차의 정점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가 바다 위 요트의 우아함을 도로 위로 옮겨온 역대급 비스포크 모델 '컬리넌 요팅'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현대적인 선박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자동차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 해양 문화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이식한 것이 특징이다. 롤스로이스는 단순히 색상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소재와 조형미 전반에 걸쳐 요트의 DNA를 투영하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탐험 정신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동서남북' 사방을 주제로 제작된 단 4대의 특별한 차량이다. 각 차량은 북쪽의 차가운 연청색부터 서쪽의 폭풍 전야를 닮은 회청색까지, 서로 다른 해역의 대기 흐름과 분위기를 외장 색상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차체 측면에는 장인이 직접 손으로 그린 붉은색 나침반 문양과 두 줄의 코치라인이 새겨졌으며, 고휘도 합금 휠이 장착되어 요트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견고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실내 공간은 마치 호화 요트의 갑판에 올라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천연 티크 목재가 내부 장식재로 대거 사용되었으며, 전면 페시아에는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부속선의 형상이 정교하게 도색됐다. 특히 이 도색 작업은 에어브러시와 미세한 붓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까지 무려 두 달간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쳤을 정도로 롤스로이스 특유의 장인 정신이 집약되어 있다.

 

뒷좌석 중앙에 배치된 나침반 형상은 이번 모델의 백미로 꼽힌다. 시카모어와 티크 등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4종의 목재 베니어를 40여 개의 조각으로 세밀하게 나누어 조립하는 상감 세공 기법이 적용됐다. 여기에 요트의 밧줄 결속 방식인 '리깅' 패턴을 자수로 새긴 가죽 시트와 지중해 바람의 지도를 은은한 빛으로 형상화한 천장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가 더해져 항해의 낭만을 극대화했다.

 


롤스로이스와 요트 문화의 결합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 설립자 찰스 롤스가 어린 시절 가족 소유의 요트에서 공학적 영감을 얻었던 역사적 사실은 이번 프로젝트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차체 하단의 유동적인 선형인 '와프트 라인' 역시 선체가 물결을 가르는 모습에서 기원한 것으로, 과거 팬텀 드롭헤드 쿠페나 보트 테일 등에서 이어져 온 롤스로이스만의 디자인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이번 컬리넌 요팅은 브랜드 고객들이 주로 활동하는 코트다쥐르 등 지중해 주요 거점의 감성을 차량에 녹여냄으로써 최상위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관통했다. 롤스로이스는 이번 모델을 통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역사를 담아내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요트의 조형미와 자동차의 공학 기술이 만난 이 특별한 컬렉션은 럭셔리 비스포크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며 전 세계 수집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OTT 환불 정책, 알고보니 독이었다

 OTT, 음원 등 디지털 구독경제가 일상화된 가운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일률적인 중도 해지 환불 규정이 오히려 산업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서비스별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규제 대신, 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는 9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행 환불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독 서비스는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사업 모델인데, 무조건적인 일할 계산 환불이 보장될 경우 단기 혜택만 취하고 이탈하는 소위 '체리피커' 문제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장기적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해외에서는 이미 디지털 구독 서비스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스트리밍 같은 서비스는 환불 보장의 예외로 두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별도의 법률 없이 사업자의 약관에 따라 환불 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대규모 선투자가 필수적인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접근 방식으로 평가된다.반면 국내에서는 이 문제를 방문판매법의 '계속거래' 개념으로 규율하고 있어 한계가 명확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법은 이용 기간 내내 무제한 접근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의 본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법령상 해지권의 구체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산업별로 상이한 비용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대규모 제작비가 선투입되는 OTT,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핵심인 게임, 기능 고도화가 중요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각기 다른 특성을 무시하고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따라서 정책의 목표는 사업 모델을 획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해지 방해나 숨은 갱신 같은 불공정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되, 가격 책정이나 상품 설계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업계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는 자율 규제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