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유시민 ABC론 후폭풍…여권 속내 흔들

유시민 작가가 제기한 이른바 ‘ABC론’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정 정치세력을 가치와 이해관계에 따라 구분한 그의 발언이 당내 불필요한 갈등을 촉발하고, 오는 8월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연대와 단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인데, 굳이 편을 가르는 논쟁을 던져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 역시 전날 CBS 라디오에서 유 작가의 분류 방식이 특정 집단에 도덕적 평가를 덧씌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A, B, C그룹으로 나누고 일부를 부정적으로 규정하면, 그 범주에 자신을 대입하는 당원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지층을 가치 추구 중심의 A그룹, 이해관계 중심의 B그룹, 양쪽 성향이 혼재된 C그룹으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지지층은 A그룹에 가깝고, 자신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B그룹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 B그룹이 먼저 이탈한다”, “지금 친명을 자처하는 사람들 가운데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등을 돌릴 이들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비판이 확산하자 유 작가는 25일 같은 방송에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지층을 갈라치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정치인과 평론가의 행보를 설명하기 위한 분석 도구였다”고 밝혔다. 또 “모든 인간은 이익 추구와 가치 지향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정치라는 공간에서 어떤 동기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안팎에서는 해명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특정 정치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의도를 해석하는 듯한 추가 발언이 전당대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웠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지금 필요한 메시지가 통합과 자제인데, 오히려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청와대도 불편한 기류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불필요한 내부 논란이 이어질 경우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현재까지 경선 구도 자체가 크게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선 관리의 공정성이 유지된다면 최종적으로는 승복 가능한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제기된다.

 

박민식 후보 삭발 투혼에도 지지율 3위 '충격'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이 선거 막판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한동훈 후보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하 후보와 박민식 후보 사이에서 한 후보가 독자적인 지지층을 구축하며 '3자 구도'의 중심에 섰다.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무소속 한 후보가 국민의힘 공식 후보인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고 선두권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후보는 보수층 내부 지지도는 물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확장성을 증명했다. 이는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보수 표심과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중도층이 한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흐름으로 분석된다.국민의힘 지지층의 분열은 박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 당의 공식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의 지지를 한 후보와 양분하면서 동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최근 삭발까지 감행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표심 왜곡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막판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민주당 하 후보 측은 보수 진영의 분열이 가져올 '어부지리'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 후보의 약진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북구갑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3선을 지낸 텃밭이지만, 한 후보가 '반이재명' 정서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릴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의 패배가 부산 지역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총력 지원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보수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 기류가 역력하다. 한 후보가 단일화 없이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굳이 박 후보와 손을 잡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위적인 단일화 대신 유권자에 의한 자연스러운 단일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북구갑의 민심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거대 양당의 자존심이 걸린 하 후보와 박 후보, 그리고 무소속 돌풍의 주역인 한 후보가 벌이는 3파전은 단순한 의석 확보를 넘어 차기 대권 구도와 지역 정치 지형을 바꿀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의 표 분산이 하 후보의 승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한 후보가 무소속의 한계를 뚫고 대이변을 연출할지는 결국 투표 당일 부산 시민들의 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