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구 닮은 행성 찾았다, 40광년 밖 트라피스트

 최근 개봉한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과학적 상상력과 실제 천문학 데이터를 결합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멸망 위기에 처한 태양계를 구하기 위해 외계 항성계로 떠난 주인공의 사투를 다루는데, 원작자 앤디 위어는 실존하는 별인 '타우세티'와 '40 에리다니'를 주요 무대로 설정했다. 타우세티는 태양과 유사한 성질을 지닌 단독 항성으로, 영화 속에서 인류를 구원할 실마리를 제공하는 장소로 묘사된다. 16광년 떨어진 삼중성계인 40 에리다니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가 이루어지는 배경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속 상상력은 실제 과학계의 연구 결과와 맞물리며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왕립천문학회 월보'를 통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 4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기 두께와 구름의 유무, 행성이 받는 열에너지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 중에서도 생명 거주 확률이 특히 높은 24개의 행성을 별도로 추려냈다. 이는 영화 속 주인공이 외계인의 생리적 특징을 예측해 고향 행성을 찾아내는 과정이 단순한 허구가 아님을 시사한다.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인 '골디락스 존'에 위치한 행성들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암석 행성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의 가이아 우주망원경과 나사(NASA)의 최신 데이터를 활용해 약 6,000여 개의 외계행성 후보군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4.24광년 거리의 '프록시마 센타우리b'부터 1,200광년 이상 떨어진 '케플러-442b'까지 다양한 행성들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인류가 미래에 생명체 탐사선을 보낼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목적지들이다.

 

특히 천문학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은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트라피스트-1' 항성계다. 이곳은 태양 질량의 10분의 1 수준인 중심별 주위를 7개의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데, 그중 4개 행성이 생명 거주 가능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이 중 네 번째 행성에서 지구와 유사한 대기 성분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한 표면 전체가 물이나 얼음으로 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LHS 1140b' 역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며 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리사 칼테네거 교수는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보여준 것처럼 수많은 행성 중 생명체를 품은 곳을 가려내는 작업이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분류한 행성들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와 가장 흡사한 환경을 갖추고 있거나, 거주 가능 영역의 경계선에 위치해 생명 유지의 한계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향후 발사될 차세대 우주망원경들의 관측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천문학계는 2027년 발사 예정인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과 2040년대를 목표로 하는 '거주 가능 세계 관측소(HWO)' 프로젝트 등을 통해 이번 목록에 오른 행성들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타우세티에서 미생물을 발견하며 희망을 찾았듯, 실제 과학자들도 이 24개의 행성에서 외계 생명의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를 향한 인간의 상상력이 첨단 기술과 만나면서 머나먼 외계 행성은 이제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아닌 구체적인 탐사 지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해든이 사건' 친모 무기징역

 생후 4개월 된 아들 '해든이(가명)'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끝내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에게 법원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 A 씨에게 무기징역을, 학대를 묵인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친부 B 씨에게는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부모가 자녀를 안전하게 양육해야 할 무한한 책임을 저버린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분명히 했으며, 해든이의 짧은 생애 동안 가해진 폭력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잔혹한 범죄였음을 명시했다.이번 사건의 실체는 집 안에 설치된 홈캠 영상을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면서 그 끔찍한 민낯이 드러났다. 영상 속에서 A 씨는 잠든 해든이의 얼굴을 발로 짓밟고 지나가거나, 연약한 아기의 발목을 잡고 침대로 내던지는 등 차마 인간이라고 믿기 힘든 가혹 행위를 반복했다. 특히 해든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달래기는커녕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던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영상 증거를 바탕으로 A 씨가 해든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감정 배출구로 취급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해든이가 겪어야 했던 지옥 같은 시간은 지난해 8월부터 두 달간 무려 18차례나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해든이에게 "너 같은 건 필요 없다"는 식의 폭언을 일삼았으며, 사건 당일에는 물을 틀어놓은 아기 욕조에 해든이를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다. 이 과정에서 친부 B 씨의 방관은 해든이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앗아갔다. B 씨는 아내의 행동이 학대임을 인지하고도 "학대 아니냐"고 묻는 수준에 그쳤으며, 사건 발생 이후에는 오히려 참고인을 협박해 진술을 조작하려 하는 등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행태를 보였다.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육아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며 선처를 구했으나 사법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김용규 재판장은 영아기 육아가 부모를 극한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로 몰아넣는 고난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해든이에게 가해진 무차별적인 폭력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피해 아동의 몸에서 발견된 학대의 흔적들이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다는 점은 무기징역이라는 중형 선고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 이는 아동의 생명권을 침해한 범죄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해든이 사건의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온 시민들의 추모와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홈캠이라는 사적인 공간의 기록이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가정 내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더욱 촘촘한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기징역 선고는 해든이가 겪었을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일 만큼,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와 충격은 매우 깊고 강렬하다.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모든 아동이 안전하게 자라날 권리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부모에 의해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함을 재확인했다. 해든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이 비극적인 사건은 아동학대 살해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해든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가해자들에게 내려진 무거운 형벌이 제2, 제3의 해든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실질적인 억제력이 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모이고 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항소 여부에 따라 향후 상급심에서 어떤 법리적 다툼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