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날씬해야 예쁘다” 북한 젊은 여성들, 한국식 미 기준에 빠지다

전 세계적으로 K문화의 영향력이 확산하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한국식 미의 기준이 일부 계층의 외모 관리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씬한 체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미용 시술과 고가 화장품 소비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데일리NK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청진시의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체중 관리가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통통한 체형이 건강하고 보기 좋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날씬하고 마른 몸매를 더 아름답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살이 찌는 것을 경계하며 식사량을 줄이거나 운동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한국 문화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국 드라마나 영상물 등을 접한 20~30대 여성들이 말투와 유행은 물론 외모 기준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체중 이야기를 나누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정도로 체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미용 관리가 유행하고 있다. 소식통은 40~50대 여성들 가운데 얼굴 주름을 줄이고 어려 보이는 인상을 유지하기 위해 보톡스 시술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생계가 빠듯한 주민들에게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일이지만, 식량과 생활 기반이 비교적 안정된 가정에서는 외모 관리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입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 뚜렷하다. 북중 접경 지역인 함경북도와 양강도 일대에서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샤넬 쿠션은 개당 약 1000위안, 우리 돈으로 2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향수 역시 용량에 따라 750위안에서 1250위안 수준에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에 사치품이 반입되는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718호 위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북한 내부에서는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 등으로 해외 명품과 고가 소비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문화의 확산이 북한 사회의 인식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일부 부유층의 소비문화와 미적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승의 날 '케이크 파티'의 역설, 먹는 건 학생들뿐인 교실

 스승의 날을 맞은 교실에서 제자들이 준비한 축하 케이크를 교사가 한 입도 대지 못한 채 수십 조각으로 나눠 아이들에게 되돌려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현직 교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32등분 케이크' 사진은 법적 잣대에 가로막힌 오늘날 교육 현장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교사는 아이들의 깜짝 파티에 깊은 감동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지침에 따라 케이크를 정확히 학급 인원수대로 조각내어 학생들에게 다시 나눠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전했다.이러한 경험은 특정 교사만의 일이 아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나는 36등분까지 해봤다", "초코파이로 만든 케이크도 결국 사진만 찍고 그대로 돌려줬다"는 동료 교사들의 씁쓸한 공감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병가 후 복귀한 교사를 위해 아이들이 준비한 환영 케이크조차 설거지만 교사의 몫이 된 채 아이들의 입으로 돌아갔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교사들은 제자들의 순수한 마음을 거절해야 하는 미안함과 혹시 모를 신고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매년 스승의 날마다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교실 내 '케이크 분할 작업'이 일상이 된 배경에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자리 잡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담임교사와 교과교사는 학생의 성적 평가와 지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계이기에 직무 관련성이 매우 엄격하게 인정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용돈을 모아 산 케이크나 간식은 물론,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금액과 관계없이 수수 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꽃이나 학생들이 직접 쓴 손편지뿐이다.교육 당국의 지침은 더욱 구체적이고 단호하다. 일부 교육청은 안내문을 통해 "스승의 날 파티를 하더라도 케이크는 학생들끼리만 나눠 먹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사소한 간식 사진 한 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랐다가 국민신문고 제보로 이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이 오히려 교사들에게는 행정적 감시와 자기검열의 날로 변질되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온라인상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다수 네티즌은 제자가 건네는 케이크 한 조각까지 뇌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게 각박한 처사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생님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큰 기쁨이자 교육적 교감인데, 이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 과연 법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지적이다. 반면 사소한 예외가 결국 부정부패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법 집행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존재한다.결국 32등분으로 쪼개진 케이크는 사제 간의 정이 법적 규제와 충돌하며 빚어낸 서글픈 상징물이 되었다. 교사들은 감동의 눈물 대신 칼을 들고 케이크를 나누며 법 위반 여부를 먼저 따져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감사의 표현마저 규제의 대상이 된 교실에서,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진심을 온전히 나누기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굳어진 이 차가운 교실 풍경은 매년 5월이면 반복되는 교육계의 씁쓸한 자화상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