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이것' 옆에 둔 바나나, 하룻밤 새 '좀비'가 됩니다!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나타난 줄 알았던 초파리의 진짜 출처는 우리가 사 온 바나나 껍질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파리 알이 숨어있다가 집 안에서 부화하는 것이다. 과일계의 무법자 사과와의 동거로 하루아침에 검게 변하는 비극을 막고, 초파리의 습격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바나나 신선도 사수법을 알아본다.

 

바나나의 신선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바로 사과다. 사과가 스스로 숙성하며 뿜어내는 '에틸렌' 가스는 주변 과일의 노화를 급격히 촉진하는 주범이다. 특히 사과가 방출하는 에틸렌의 양은 다른 과일을 압도해, 바나나를 옆에 두는 것은 숙성을 넘어 부패로 가는 급행열차에 태우는 것과 같다.

 


물론 이 강력한 숙성 능력은 역으로 활용하면 유용한 천연 숙성제가 된다. 떫은맛이 강한 감이나 돌처럼 단단한 키위, 좀처럼 익지 않는 아보카도를 사과와 함께 비닐봉지에 넣어두면 며칠이 걸릴 후숙 과정을 단 하루로 단축시키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바나나의 노화를 늦추는 핵심은 꼭지에 있다. 에틸렌 가스는 주로 여러 송이가 연결된 줄기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방출된다. 이 부분을 랩으로 꼼꼼하게 감싸 가스의 방출을 막는 것만으로도 보관 기간을 며칠 더 늘릴 수 있다. 또한 바닥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옷걸이 등에 걸어 공중에 매달아두면, 무게에 눌려 생기는 무름 현상을 방지하고 마치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숙성을 늦출 수 있다.

 


싱싱함을 위해 냉장고에 넣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열대과일인 바나나는 낮은 온도에 극도로 취약해, 냉장고에 들어가면 세포벽이 파괴되며 껍질이 까맣게 변하는 '저온 장애'를 겪는다. 반면, 껍질에 검은 반점인 '슈가 스팟'이 생겼다면 이는 부패가 아닌, 당도와 영양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골든 타임'의 신호이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

 

바나나를 둘러싼 가장 큰 고민인 초파리 문제는 간단한 세척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구매 직후 흐르는 물에 껍질을 가볍게 씻거나 물티슈로 닦아내는 것만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초파리 알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사과와의 격리, 그리고 구매 직후의 세척, 이 두 가지 습관만으로도 바나나를 마지막까지 신선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91만 살 군산오름과 6천 살 성산일출봉의 비밀

 제주를 상징하는 368개의 오름 중 90곳의 나이가 처음으로 공개되며 화산섬 제주의 생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최신 연대측정 기법을 통해 각기 다른 오름들의 형성 시기를 규명,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를 복원하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제주의 과거를 넘어 미래의 화산활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과학적 근거가 될 전망이다.연구 결과, 가장 나이가 많은 오름은 약 91만 7천 년 전에 형성된 군산오름으로 밝혀졌다. 반면, 가장 젊은 오름은 한라산 정상부에 위치한 돌오름으로, 불과 2천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은 약 6천 년, 백록담은 약 1만 6천 년 전에 형성되는 등 오름마다 적게는 수천 년에서 많게는 수십만 년까지 큰 시간적 편차를 보였다.이처럼 오름의 나이가 제각각인 이유는 오름이 단기간의 화산 분출로 만들어지는 '단성화산'이기 때문이다. 짧게는 몇 주, 길어도 수년에 걸친 한 번의 활동으로 하나의 오름이 형성되므로, 각각의 오름은 특정 시기의 화산활동을 기록한 타임캡슐과도 같다. 따라서 개별 오름의 정확한 형성 시기를 아는 것은 제주도 전체의 화산활동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과거 오름의 연대측정 연구는 기술적 한계와 높은 비용으로 인해 더디게 진행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아르곤(Ar) 연대측정법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광여기루미네선스(OSL) 등 더욱 정밀한 기법들이 도입되면서 연구에 가속도가 붙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러한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오름의 비밀을 풀어내고 있다.이번에 공개된 90개 오름의 연대 자료는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유산본부는 축적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연구의 깊이를 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주 화산활동 연구를 활성화하고, 학술적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세계유산본부는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2028년까지 최대 200개 오름의 나이를 추가로 밝혀낼 예정이다. 또한, 오름의 분출물 분포, 고토양 분석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제주 화산섬의 비밀을 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