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판결 불복' 유죄 확정범들, 헌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법원의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들이 잇따라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강화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법 절차를 지연시키고 가해자에게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주는 '사실상 4심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제도 시행 단 이틀 만에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 청구는 36건에 달했다. 이런 추세라면 한 달에 500건이 넘는 사건이 몰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너도나도 헌재의 판단을 구하면서, 분쟁의 끝없는 연장과 사법 시스템의 과부하가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사회적 이목이 쏠렸던 사건의 당사자들이 재판소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구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해 유죄를 확정받은 장영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이미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유튜버 구제역 측 역시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심지어 성착취물 제작·유포라는 흉악 범죄로 징역 47년 4개월을 확정받은 '박사방' 조주빈마저 "1, 2, 3심이 다 엉터리"라며 옥중에서 재판소원 제도를 반기고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할 2차 피해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길고 고통스러운 법정 다툼을 끝냈다고 생각했던 피해자들은 또다시 분쟁의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헌재가 결국 청구를 기각하더라도, 그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피해자들은 기나긴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헌법재판소의 '사전심사'에 달리게 됐다. 헌재는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를 통해 본안 판단에 앞서 청구의 적법 요건을 심사한다. 이 단계에서 명백히 이유 없거나 남용에 해당하는 청구를 얼마나 엄격하고 신속하게 걸러내느냐가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장예찬의 '늙은이' 발언, 보수 진영 세대 갈등 뇌관 되나

 여의도연구원 장예찬 부원장이 보수 원로들을 '늙은이'라고 지칭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그는 특정 원로들의 정치적 제안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했고, 이는 즉각 보수 진영 내부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세대 갈등과 노인 폄하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며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사건의 발단은 조갑제 대표와 양상훈 주필 등이 제안한 '보수 재건 삼각편대' 구상이었다. 이들은 한동훈, 오세훈, 이준석 세 사람의 동반 출마를 촉구했는데, 장 부원장은 이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80년대생 정치인인 이준석에게 환갑을 앞둔 선배들을 위한 '발사대' 역할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제정신인가"라고 강하게 반문했다.방송 중 다른 출연자들이 표현의 수위가 높다고 지적했지만, 장 부원장은 '늙은이'라는 단어가 멸칭이 아니라고 맞서며 자신의 주장을 고수했다. 어르신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나,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발언의 사전적 의미와 사회적 통념 사이의 괴리가 비판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비판은 즉각 거세게 일었다. 조갑제 대표는 "자기 아버지에게도 늙은이라고 부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노인 폄하를 '좌익적 사고방식'으로 규정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 또한 당의 핵심 지지층인 노년층을 모욕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 있다며, 장 부원장을 향해 "실성한 사람 같다"고 맹비난했다.논란이 확산되자 장 부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표현이 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원로들의 요구가 "양심 없는 요구"라고 생각하며, 젊은 후배인 이준석 대표가 희생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기존의 소신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는 사과와 별개로 정치적 주장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국민의힘 지도부도 공식적으로 장 부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당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징계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판단할 부분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