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한동훈에 열광? 구포시장 상인들의 속내는 달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구포시장 방문이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 지역구에, 높은 인지도를 가진 한 전 대표가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중앙 정치권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구포시장 상인들은 한 전 대표의 방문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작 차기 주자에 대한 질문에는 특정 인물을 지지하기보다 "주차장 문제나 해결해달라"며 지역 현안을 우선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현역인 전재수 의원을 스스럼없이 '재수'라고 부르며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의 험지'로 불렸던 북구갑에서 전 의원이 3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 번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떠나지 않고 학부모회 활동부터 각종 대소사까지 챙기며 주민들과 동고동락한 '지역 밀착형' 정치의 힘이 발휘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과거 이 지역에서 재선했지만 중앙정치에 집중하며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평을 받은 박민식 전 의원이나, 5선 중진임에도 전략공천을 통해 내려온 서병수 의원이 패배한 사례는 북구갑의 독특한 지역 정서를 방증한다. 이곳 유권자들이 '외지인'이나 '철새' 정치인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다가올 재보궐 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후보로 박민식 전 의원이 거론되지만, "북구를 버리고 떠난 배신자"라는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있다.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거물급 인사가 등판하더라도, 지역 정서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는 '거물급 인물'이라는 흥행 카드보다, 지난 10여 년간 전재수 의원이 다져온 '지역 밀착'의 가치를 누가 더 효과적으로 계승하고 증명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전국적인 인지도가 아닌, 지역 주민의 마음을 얻는 진정성 있는 후보만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판결 불복' 유죄 확정범들, 헌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법원의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들이 잇따라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강화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법 절차를 지연시키고 가해자에게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주는 '사실상 4심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제도 시행 단 이틀 만에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 청구는 36건에 달했다. 이런 추세라면 한 달에 500건이 넘는 사건이 몰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너도나도 헌재의 판단을 구하면서, 분쟁의 끝없는 연장과 사법 시스템의 과부하가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다.특히 사회적 이목이 쏠렸던 사건의 당사자들이 재판소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구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해 유죄를 확정받은 장영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이미 재판소원을 제기했다.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유튜버 구제역 측 역시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심지어 성착취물 제작·유포라는 흉악 범죄로 징역 47년 4개월을 확정받은 '박사방' 조주빈마저 "1, 2, 3심이 다 엉터리"라며 옥중에서 재판소원 제도를 반기고 나섰다.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할 2차 피해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길고 고통스러운 법정 다툼을 끝냈다고 생각했던 피해자들은 또다시 분쟁의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헌재가 결국 청구를 기각하더라도, 그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피해자들은 기나긴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결국 제도의 성패는 헌법재판소의 '사전심사'에 달리게 됐다. 헌재는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를 통해 본안 판단에 앞서 청구의 적법 요건을 심사한다. 이 단계에서 명백히 이유 없거나 남용에 해당하는 청구를 얼마나 엄격하고 신속하게 걸러내느냐가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