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름값 뛰자 식품업계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

 식품업계가 고유가, 고환율,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전례 없는 '삼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원가 부담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막혀 가격 인상 카드조차 꺼내지 못한 채 내부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다.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모든 비용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유가에 직접 연동되는 물류비와 석유화학 기반의 포장재 가격이 상승했고, 원재료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는 고환율과 맞물려 원가 부담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우고 있다. 여기에 밀, 팜유 등 국제 곡물 및 유지류 가격마저 들썩이며 비용 압박을 가중시키는 중이다.

 


이러한 원가 폭등은 기업들의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롯데웰푸드,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은 지난해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이미 '어닝 쇼크'를 경험했다. 매출이 늘어도 원재료비, 인건비 상승분을 감당하지 못해 수익성이 곤두박질치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하지만 식품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사실상의 '가격 통제'에 나서면서, 기업들은 오롯이 비용 상승분을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가격 조정 여력이 완전히 막히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라는 고강도 처방을 꺼내 들었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파리크라상 등은 잇따라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 감축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전국 생산 거점 중 2곳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으며, 매일유업은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해 중복 비용을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의 위기 상황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식품 산업 전반의 연쇄적인 구조조정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압박이 누적될 대로 누적된 만큼, 현재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며 결국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하루 824억, 중동 쇼크에 빚투 개미들 눈물 흘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최근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반대매매 규모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지난 6일에는 하루에만 824억 원의 주식이 강제 매도되었으며, 이틀간 합산 금액은 1,600억 원에 육박했다. 이는 평소 100억 원대에 머물던 일일 반대매매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이러한 현상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금융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던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상승 충격이 맞물리며 반대매매가 급증했고, 이는 증시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이번 반대매매 급증의 배경에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자리 잡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33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증시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들이 강제 청산을 당하거나 서둘러 빚을 갚으면서 잔고가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계기라고 지적한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의해 시장이 흔들릴 경우 손실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상황이 악화하자 금융당국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임원들을 소집해, 최근 시장 변동성과 맞물린 레버리지 투자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고 투자자 보호를 한층 강화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