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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안세영, 왕즈이의 반란에 당황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자존심이자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전영오픈 2연패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안세영은 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펼쳐지고 있는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강호 왕즈이를 상대로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이번 결승에서 안세영은 1세트 스코어 15-21로 패하며 남은 세트에서 반드시 반격에 성공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놓였다.

 

전영오픈은 지난 1899년 시작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배드민턴 대회로 그 권위와 상징성 면에서 배드민턴의 윔블던이라 불린다.

 

안세영은 이미 지난 2023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드높인 바 있다. 올해 다시 한번 결승 무대에 오르며 한국 단식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길 기회를 잡았으나, 결승전 상대인 왕즈이의 공세가 예상보다 훨씬 매서웠다. 객관적인 전력과 상대 전적 면에서는 안세영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안세영은 그동안 왕즈이와의 맞대결에서 18승 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으며 최근에는 10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세계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왕즈이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유한 선수임을 이번 1세트를 통해 확실히 증명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안세영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연속 2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왕즈이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순식간에 3-3 동점을 만들며 안세영을 압박했다. 이후 경기의 주도권은 서서히 왕즈이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왕즈이는 안세영의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짧고 날카롭게 때리는 샷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전략이 적중하면서 왕즈이는 5연속 득점이라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안세영의 기세를 꺾었다. 안세영은 평소답지 않게 상대의 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6-11로 크게 뒤진 상태에서 인터벌을 맞이했다.

 

인터벌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안세영이 추격을 시도했으나 흐름을 되찾아오기는 쉽지 않았다. 왕즈이는 안세영이 따라붙으려 할 때마다 침착하게 대응하며 격차를 유지했다. 안세영 특유의 끈질긴 수비와 정교한 샷이 평소보다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왕즈이는 빈틈없는 경기 운영으로 안세영을 몰아붙였다. 

 

결국 안세영은 1세트 중반 이후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15-21로 첫 세트를 넘겨주고 말았다. 1세트 패배로 안세영은 심리적인 부담감까지 안고 2세트에 임하게 된 실정이다.

 

 

 

안세영에게 이번 전영오픈 우승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미 올해 초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안세영은 이번 대회까지 제패할 경우 올 시즌에만 슈퍼 1000 대회 두 번째 정상에 오르게 된다. 무엇보다 패배를 잊은 36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승전의 결과는 안세영의 대기록 달성 여부와도 직결되어 있다. 전영오픈 여자 단식 2연패라는 한국 배드민턴의 새로운 역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제 물러설 곳 없는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현지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국내에서 중계를 지켜보는 수많은 응원단은 안세영의 반격 시나리오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안세영은 그간 숱한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역전승을 일궈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비록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안세영이 가진 세계 1위의 저력이 발휘된다면 충분히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왕즈이 역시 체력적인 소모가 큰 스타일인 만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세영의 끈기 있는 플레이가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배드민턴계의 이목이 쏠린 버밍엄 현지는 안세영의 역전 드라마가 쓰여질지 아니면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지를 두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안세영이 과연 1세트의 부진을 씻어내고 다시 한번 포효하며 전영오픈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셔틀콕 여제의 자존심을 건 세기의 대결은 이제 2세트로 이어진다.

 

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절차 착수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재원을 해외 시장에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신주 발행 방식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SK하이닉스는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ADR 상장을 위한 Form F-1을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기업가치 제고와 해외 투자 저변 확대를 이유로 상장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했으며, 상장 목표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시장에서는 이번 ADR 발행 규모가 10조~15조원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달러로는 약 100억달러 안팎으로, 현실화할 경우 미국 증시에 상장한 국내 기업 ADR 가운데 최대급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을 택한 배경으로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어난 반도체 투자 수요를 꼽는다. 회사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었고, 올해 설비투자만 30조원 이상이 예상된다. 여기에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등 대규모 집행도 예정돼 있다.SK하이닉스가 해외 증시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은 아니다. 전신인 현대전자 시절 유럽 시장에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를 상장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높은 부채와 회계 신뢰 문제 등이 겹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금은 AI 메모리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 상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같은 무대에서 평가받게 되면 기업가치 재산정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있다.반면 주주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핵심 쟁점은 신주 발행 여부다. 신규 주식을 발행해 ADR을 내놓을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져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와 시장 전문가들은 회사가 이미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굳이 신주 발행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주총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이번 ADR 추진은 SK하이닉스가 AI 시대 초격차 경쟁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또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의 이해를 어떻게 조율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기대 속에,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시장의 검증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