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여성들은 '삭제'됐다…故 오요안나 사건 후 벌어진 일

 한 비정규직 방송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MBC가 내놓은 해결책은 문제의 '해결'이 아닌 '삭제'였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기상캐스터라는 직군 자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정규직 남성을 앉히는 방식으로 논란의 소지를 원천 제거하려는 듯한 행보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사태의 시작은 2024년 9월, MBC 기상캐스터로 일했던 故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생전 고인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회사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의 벽에 막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의 죽음과 함께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MBC는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1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 MBC의 행보는 의아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아닌, 기상캐스터 직군 자체의 폐지를 선택한 것이다. 기존 여성 기상캐스터들은 전원 계약이 종료됐고, 그 빈자리는 '기상분석관'이라는 새 직함의 남성 정규직으로 채워졌다. MBC는 그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전문성'을 내세웠지만, 이는 그간 여성들의 전문성을 애써 외면해 온 과거와 모순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딸의 동료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MBC와 협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동료들의 해고 소식이었다"며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한 원망과 고통이 크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정치권과 노동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용우 의원은 "방송사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라며 "당사자의 목소리를 배제한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MBC를 직격했다. 권지현 방송작가유니온 지회장 역시 "부조리를 들여다보길 바랐더니, 아예 존재를 삭제해버렸다"며 방송계의 기형적인 고용 구조를 꼬집었다.

 

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촉발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요구는, 해당 직군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와 정규직 남성으로의 대체라는 예상 밖의 결말로 귀결됐다. 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한 채,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논란을 잠재우려 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편의점 도시락이 반값? 아침마다 벌어지는 놀라운 전쟁

 고물가 시대에 얇아진 지갑을 겨냥한 편의점 업계의 파격적인 할인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아침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편조족'을 사로잡기 위한 출혈에 가까운 가격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경쟁의 포문은 CU가 열었다. 4월 한 달간 평일 아침 시간대(오전 6~10시)에 간편식 전 품목을 50% 할인하는 정책을 내세웠다. 특정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횟수 제한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아침 식사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파격적인 조건이다.다른 편의점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GS25는 봄나들이 시즌에 맞춰 10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푸짐한 도시락을 선보이고, 특정 카드사와 연계해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최저 2천 원대에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세븐일레븐은 즉석식품 시장에 집중한다. 치킨, 피자, 커피 등 40여 종에 달하는 즉석식품을 최대 반값에 제공하며, 1인 가구와 나들이객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순히 식사를 넘어 간식과 디저트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단순한 가격 할인 경쟁을 넘어 품질로 승부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이마트24는 도시락의 핵심인 고기 반찬을 기존의 냉동육에서 국내산 한돈 냉장육으로 전면 교체하며 맛과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김밥의 중량을 늘리는 등 간편식의 기본 체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이처럼 편의점 업계의 생존 경쟁은 '가격 파괴'와 '품질 고급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이제는 단순히 한 끼를 때우는 곳이 아닌,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