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썩을 대로 썩었다…감사원이 밝힌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부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심장부인 대한체육회가 회장 한 사람의 전횡 아래 감시와 견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채 운영되어 온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폭력·성범죄 전과자가 버젓이 지도자로 활동하고, 국가대표 선발은 공정성을 잃었으며, 막대한 예산이 방만하게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다. 폭행이나 성범죄로 지도자 자격이 박탈된 222명이 아무런 제재 없이 학교와 훈련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범죄 경력 조회를 의무화하는 제도가 6년간 방치된 결과다. 심지어 학교 폭력 가해 선수 152명 역시 별다른 제재 없이 각종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그들만의 리그’였다. 선발 방식과 평가를 책임지는 경기력향상위원 등 70명이 자신의 직위를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로 지원해 선발되는 이해충돌이 비일비재했다. 선발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절반 이상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고, 자격 미달 지도자가 선발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되는 등 공정성은 실종됐다.

 

선수촌 운영과 훈련 지원 역시 주먹구구식이었다. 전 선수촌장이 특정 종목의 입촌 훈련을 1년간 막는 등 자의적 결정이 난무했고, 국외 훈련비가 일괄 취소돼 국제 교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수천억 원을 들여 지은 진천선수촌 훈련장 대부분은 연간 이용률이 50%를 밑도는 등 시설 활용도도 낙제점이었다.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인 운영이 있었다. 이 전 회장은 정관을 위반해 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측근들로 채웠고,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협의도 없이 예산 규정을 바꿔 행사성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체육회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이 전 회장의 비위 행위를 재취업 등에 활용하도록 문체부에 인사자료로 통보하고, 상임감사제 도입 등 강력한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단체라는 자율성 뒤에 숨어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부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KB국민은행, 금요일엔 1시간 더 빨리..주말을 길게

국내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이 매주 금요일 근무 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직원들의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수적인 은행권의 근로 문화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본점 및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를 공식 시행한다. 이는 지난달 27일 자율 시행을 거쳐 정식으로 제도화된 것으로, 앞서 지난 1월부터 수요일과 금요일 근무를 1시간씩 단축한 IBK기업은행의 행보를 잇는 결정이다.이번 제도의 핵심은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다.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발맞추는 한편,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조기 퇴근은 직원들에게 심리적 여유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조직 전반의 유연성과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가장 큰 관심사였던 '고객 불편'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기 퇴근제가 시행되더라도 대고객 영업 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은행 업무의 특성상 오후 4시에 셔터가 내려간 뒤에도 직원들은 내부 마감 업무와 서류 정리를 위해 상당 시간 근무를 이어가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번 제도는 바로 이 '마감 후 업무 시간'을 효율화하여 퇴근을 앞당기는 방식이다.또한, 직장인 고객을 위해 저녁 6시까지 문을 여는 'KB 9To6 Bank(나인투식스 뱅크)'와 인천국제공항지점 등 특수 영업점은 이번 조기 퇴근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별도의 근무 스케줄을 적용받아, 고객 서비스 공백을 원천 차단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며 얻은 활력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KB국민은행의 결정으로 은행권 전반에 '근로시간 단축'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 도입에 합의한 상태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은행원이라 하면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야근 문화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은행의 업무 방식이 효율화되면서, 직원 복지와 생산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가 업계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금요일 오후, 한 시간 더 빨리 시작되는 주말이 은행원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금융 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