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파가니니의 환생? 클래식판 '어벤져스' 드디어 경기 상륙

음악의 성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영혼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통 사운드가 경기도에 상륙한다. 모차르트의 도시를 대표하는 세계 최정상급 악단인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오는 3월 15일 경기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클래식 팬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린 천재 양인모와의 협연이 예고되어 있어, 고전주의 음악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그 뿌리부터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1841년 모차르트의 아내였던 콘스탄체와 그의 두 아들이 직접 창설에 힘을 보태 탄생한 이 단체는 모차르트 가문의 유산을 가장 가까이서 계승해온 악단이다. 레오폴트 하거, 한스 그라프 등 전설적인 거장들과 호흡하며 명성을 쌓아온 이들은 잘츠부르크 오페라 극장의 상주 단체이자 세계 최고의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100년 넘게 축제의 중심을 지켜온 이들이 들려주는 모차르트 해석은 그 어떤 악단보다 전통적이고 우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한국 공연의 지휘봉은 스페인 출신의 차세대 거장 로베르토 곤잘레스 몬하스가 잡는다. 2024년부터 악단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그는 현재 유럽 클래식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활동을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다. 스위스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와 스페인 갈리시아 심포니 등 유수의 단체를 이끄는 몬하스는 바이올리니스트 출신 지휘자 특유의 섬세한 해석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가 이끄는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공연의 화룡점정은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찍는다. 양인모는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파가니니 콩쿠르는 9년 동안이나 1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할 만큼 엄격한 심사로 유명했는데, 그 침묵을 깨고 왕좌에 오른 이가 바로 양인모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도 우승하며 전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통해 완벽한 구조미와 서정성의 극치를 보여줄 예정이다.

 

프로그램 구성 역시 클래식 애호가들의 입맛을 완벽하게 맞췄다. 공연의 서막은 모차르트의 타모스, 이집트의 왕 중 발췌곡이 연다. 연극 부수 음악으로 작곡된 이 작품은 모차르트 특유의 극적 감수성이 잘 녹아 있는 곡으로, 이날은 2, 3, 5번이 연주된다. 이어지는 양인모와 베토벤의 만남은 고전 협주곡의 정수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베토벤이 남긴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이 곡은 바이올린의 기교와 깊이 있는 울림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난곡으로 알려져 있어 양인모의 손끝에서 어떤 선율이 피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공연의 피날레는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가 장식한다. 고전주의 교향곡의 완성형이자 모차르트가 남긴 최후의 교향곡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장대한 구조와 치밀한 대위법적 구성이 압권이다. 신들의 왕인 주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당당하고 위엄 있는 사운드를 자랑하는 이 곡은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선곡이다. 오스트리아 현지의 소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악단이 연주하는 주피터는 관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전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공연에 대한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 양인모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티켓팅 가치가 충분하다거나 모차르트 부인이 만든 악단이라니 소리 자체가 다를 것 같다는 기대 섞인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클래식 입문자들 사이에서도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유명 곡들로 구성된 이번 라인업이 친숙하면서도 품격 있게 다가온다는 반응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세계적인 권위의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한국을 대표하는 양인모의 만남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고전 음악의 깊이와 정통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상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3월의 중순, 모차르트의 숨결이 깃든 선율과 양인모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바이올린 소리가 경기아트센터를 가득 채울 준비를 마쳤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클래식 연주회를 넘어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한국의 예술적 재능이 교감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모차르트가 사랑한 도시에서 건너온 악단의 소리와 파가니니를 정복한 청년 거장의 만남은 그 어떤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강렬한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3월 15일, 봄의 기운과 함께 찾아올 잘츠부르크의 선율이 클래식 팬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공동 52위' 김시우, 점점 멀어져가는 왕좌 탈환

미국 프로골프 PGA 투어의 자존심이자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한국 골프의 간판 김시우가 예상 밖의 부진을 겪으며 공동 52위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13일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김시우는 버디 1개를 잡는 동안 보기를 2개나 범하며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던 김시우였기에 9년 만의 타이틀 탈환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김시우뿐만 아니라 동반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성적표도 전반적으로 어두운 상태다. 임성재와 김성현은 나란히 3오버파 75타를 기록하며 공동 82위까지 밀려났다. 이대로라면 컷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한국 선수단 모두가 2라운드에서 타수를 대폭 줄여야만 주말 경기를 기약할 수 있는 무거운 부담감을 안게 됐다. TPC 소그래스의 악명 높은 코스 세팅과 변덕스러운 날씨가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대회 첫날 분위기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기상 악화로 인해 경기가 약 20분간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고 결국 일몰로 인해 4명의 선수가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한 채 클럽하우스로 철수했다. 현재 리더보드 최상단은 5언더파 67타를 친 매버릭 맥닐리와 리 호지스 그리고 사히스 시갈라 등 미국 선수들이 점령했다. 김시우는 이들 선두권 그룹에 6타나 뒤져 있어 남은 라운드에서 엄청난 추격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공동 선두 중 한 명인 오스틴 스머더먼은 18번 홀에서 약 4.5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경기가 중단되어 내일 오전 결과에 따라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반전의 주인공은 저스틴 토머스다. 지난해 11월 허리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온 토머스는 복귀전이었던 지난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컷 탈락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보란 듯이 4언더파 68타를 몰아치며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랜 공백이 무색할 만큼 날카로운 샷감을 선보인 토머스의 부활은 이번 대회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반면 세계 랭킹 1위이자 대회 사상 최초의 3연패를 노리는 스코티 셰플러는 다소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를 기록한 셰플러는 이민우와 브룩스 켑카 등과 함께 공동 40위권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셰플러가 2023년과 2024년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강자인 만큼 첫날의 탐색전이 향후 어떤 폭발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의 고전도 충격적이다. 허리 부상으로 대회 직전까지 출전 여부를 고민했던 매킬로이는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듯 버디 2개에 보기 4개를 쏟아내며 2오버파 74타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콜린 모리카와는 아예 1번 홀을 마친 뒤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을 선언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정상급 선수들조차 부상과 코스 난도 앞에 무릎을 꿇는 드라마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그 상징성과 권위만큼이나 선수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주는 대회로 유명하다. 첫날 부진했던 김시우와 한국 선수들이 2라운드에서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메이저급 대회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짐을 싸게 될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시선이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TPC 소그래스의 필드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