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800도 불길 뚫는 무인소방로봇, 현대로템이 소방청에 기증했다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첨단 기술이 이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재난 현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은 최근 자사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인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한 무인소방로봇을 소방청에 전달하며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섰다. 이번에 기증된 로봇들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고온의 화재 현장에 투입되어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단순한 기증을 넘어 향후 100대 규모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방산 기술의 공공 서비스 전환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도 궤를 같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산 무기의 정밀 타격 기술을 산불 진화에 접목할 경우 진압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기술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감시 장비를 재난 감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는 방위산업을 안보의 틀에만 가두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군사용으로 다져진 정밀 유도와 영상 분석 기술이 민간 재난 대응 체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산업계는 방산 기술의 민간 확장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무기 체계는 보통 양산이 종료되면 생산 라인 유지가 어렵지만, 재난 대응이나 공공 안전 분야로 수요가 확장되면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곧 부품 공급망의 안정화와 생산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 방산 제품의 국제적인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결국 비군사적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방산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핵심 열쇠가 되는 셈이다.

 

이미 성공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 헬기는 군용으로 시작해 소방과 산림 등 공공 분야로 영역을 넓힌 뒤 해외 수출까지 성공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육군에서 성능을 검증받은 수리온은 산불 진화용으로 개조되어 국내에서 실전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이라크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자국 내 공공기관에서의 운용 실적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강력한 신뢰를 주는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로, 재난 대응 분야가 새로운 수출 시장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무인소방로봇의 등장은 현재 진행 중인 다목적 무인차량(MUGV) 양산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성능 평가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되어 왔다. 업계에서는 실제 공공기관에서 장비를 운용하며 축적된 데이터가 기술 성숙도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증이 표류하던 사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는 이유다.

 

현대로템은 지난 24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무인소방로봇의 시범 기동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소방관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가속화되면서 방산 기술은 이제 전쟁터가 아닌 우리 일상의 안전을 책임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무인 플랫폼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혀갈 방침이다.

 

일본 분노 버튼 누른 베네수엘라 슈퍼스타 "스시 잘 먹었다"

세계 최고의 야구 축제인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가 실력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으로 타오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영웅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일본을 향한 노골적인 조롱 섞인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여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과나 해명은커녕 승리의 기쁨에 취해 춤판을 벌였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 일본 열도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에 열린 일본과의 8강전이었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본을 상대로 8대5라는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승부의 짜릿함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아쿠냐 주니어는 선을 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경기 후 그가 라커룸과 SNS 등을 통해 우리가 스시를 먹었다는 말을 반복해서 외치는 장면이 포착되어 급격히 확산된 것이다. 이는 상대 국가의 상징적인 음식을 빗대어 상대를 제압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명백한 비하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일본 현지 매체들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쿄스포츠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언행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포츠니폰 역시 아쿠냐의 행위가 인종적으로 무신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으며 가벼운 농담으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심각함을 강조했다. 전 세계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실력은 최고일지 몰라도 인성은 실망스럽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하지만 아쿠냐 주니어의 사전에는 사과라는 단어가 없는 듯했다. 그는 17일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도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대2로 뒤지던 7회초에 터진 그의 동점 적시타는 베네수엘라가 4대2로 경기를 뒤집고 사상 첫 WBC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발판이 되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아쿠냐는 일본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올 법한 상황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기자회견장에 사촌 동생이자 팀 동료인 마이켈 가르시아와 함께 입장한 아쿠냐는 라커룸에서 또다시 댄스파티를 벌였다며 히죽히죽 웃는 모습을 보였다. 가르시아는 라커룸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사촌 형인 아쿠냐가 춤을 제일 잘 춘다며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아쿠냐 역시 오늘 취재진을 만나기 직전까지 승리 축하 춤판을 벌이다가 들어왔다며 자신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의 항의나 국제적인 비난 여론은 그에게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아쿠냐 주니어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대회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승 상대인 미국을 향해서도 미국은 모두 슈퍼스타들이지만 우리 또한 훌륭하다며 결승전에서도 같은 에너지와 열정을 가지고 경기장에 나설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일본전과 이탈리아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해 베네수엘라 야구의 힘을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었다.베네수엘라는 이제 18일 열리는 미국과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베네수엘라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맞대결만큼이나 아쿠냐 주니어가 결승전 무대에서 또 어떤 파격적인 언행을 선보일지도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포츠에서 승부욕은 필수적이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매너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쿠냐의 행보는 양날의 검과 같다.야구 실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쿠냐 주니어가 과연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자신의 거침없는 행보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시에 일본을 향한 비하 발언 논란이 남긴 상처를 그가 앞으로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춤판을 이어갈 것인지 전 세계 야구계가 그의 입과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WBC는 아쿠냐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보여주는 광기와 열정 사이에서 역대급 화제성을 기록하며 대망의 결승전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