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정부, 엘리엇에 이겼지만…'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한국 정부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영국 법원은 2023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한국 정부에 약 1,558억 원을 배상하라고 내렸던 판정을 취소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 있다.

 

분쟁의 시작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국민연금이 불공정한 합병 비율에 찬성표를 던져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그 배후에 한국 정부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2018년 ISDS를 제기했다. 즉, 국민연금의 행위를 곧 국가의 행위로 보고 그 책임을 정부에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2023년 PCA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인용, 국민연금을 사실상의 국가기관으로 간주하여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국민연금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며, 그 기능 역시 국가의 핵심 기능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펼쳐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번 영국 법원의 판결로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의 투자 활동이 ISDS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중요한 법리를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인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성과이며,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유리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행위 자체는 '관련성 있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는 정부의 행위가 엘리엇의 손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향후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

 

따라서 사건은 다시 중재판정부로 돌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쟁점은 '국가기관성' 여부가 아닌, 정부의 개입 행위가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엘리엇이 입은 손해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지에 맞춰질 것이다. 과거 '국정농단' 재판에서 관련자들이 유죄를 받은 사실이 엘리엇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O 씹어먹던 와이스, 휴스턴 선발 탈락 위기

 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를 호령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라이언 와이스의 메이저리그 도전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빅리그 안착을 노렸던 와이스가 정작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화 팬들은 물론 국내 야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39억 원이라는 거액의 몸값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냉혹한 메이저리그의 현실은 와이스에게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미국 현지 매체 MLB.com은 2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개막 로테이션을 예상하는 심층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현재 휴스턴은 에이스 헌터 브라운을 개막전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한 상태지만, 그 뒤를 이을 나머지 로테이션 순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매체에 따르면 선발진 합류가 기정사실화된 투수는 일본에서 건너온 이마이 타츠야와 트레이드 복덩이 마이크 버로우스, 그리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까지 총 세 명이다.가장 뼈아픈 대목은 남은 한 자리를 둔 경쟁 구도에서 와이스의 이름이 완전히 지워졌다는 점이다. 휴스턴은 마지막 선발 자리를 놓고 고액 연봉자인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와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스펜서 아리게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휴스턴이 일단 맥컬러스 주니어에게 먼저 기회를 준 뒤, 시즌 중반 6선발 체제로 전환하면서 아리게티를 호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와이스는 실력과 몸값, 그리고 미래 가치라는 복합적인 계산법 사이에서 우선순위 뒤로 밀려난 셈이다.와이스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쳤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에 출격해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리그를 평정했다. 1년 260만 달러, 한화로 약 39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휴스턴과 1+1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그의 금의환향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48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기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썼다.하지만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휴스턴은 팀의 주축이었던 프람버 발데스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떠나보내는 결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발 자원이 넘쳐나는 두터운 뎁스를 자랑하고 있다. 와이스 본인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선발 투수 보직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지만, 팀의 전체적인 구상 속에서 그는 롱릴리프나 트리플A 선발 요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매체는 와이스의 활용 방안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로 활약하거나, 아예 트리플A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기회를 엿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에서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군림했던 와이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일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발로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시즌 내내 선발 기회를 단 한 번도 잡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소식을 접한 국내 야구 커뮤니티는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화 팬들은 우리 와이스가 미국 가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의 선수층이 워낙 두터운 만큼 와이스가 불펜에서라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 기회를 쟁취해야 한다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SNS상에서는 와이스의 스프링캠프 투구 영상이 다시 공유되며 그의 보직 변경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결국 와이스에게 남은 과제는 보직에 상관없이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휴스턴의 선발진 중 누군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졌을 때,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와이스가 되어야만 한다. 39억 원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와이스가 과연 롱릴리프라는 가시밭길을 뚫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선발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지, 그의 험난한 도전기에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