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장관급'으로 돌아온 김여정의 칼날은 어디로 향하나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을 한층 격상시켰다. 당 중앙위원회 제9기 1차 전원회의에서 기존 당 부부장이었던 그를 장관급인 당 부장으로 승진시키고, 당의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는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에서 제외된 지 5년 만의 복귀로, 그의 역할 변화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여정의 이번 승진은 단순한 직위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남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대외 총괄 역할을 맡았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이 다시 그를 전면에 내세워 대외 관계, 특히 대남 및 대미 정책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현시점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인사 발표에서 김여정이 맡게 될 구체적인 부서는 공개하지 않아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그가 대남 담화를 주도해 온 점을 고려하면 통일전선부나 관련 신설 부서를 맡아 대남 사업을 총괄 지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북한이 대남 문제를 얼마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다.

 

반면, 그의 역할이 대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당 내부 기강을 다잡는 조직지도부장이나,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이념과 정책 논리를 생산하는 선전선동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조직지도부장이었던 조용원의 부장직 해임이 확인되면서 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여정의 역할 확대는 향후 4대 세습 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주목할 만하다. 그가 '백두혈통'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김정은의 후계 구도 안착을 위한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권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사업 총화 보고와 대회 결론에서 별도의 대외 및 대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전략적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 김여정의 부상(浮上)은, 북한이 향후 어떤 정책적 행보를 보일지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의 입에서 나올 첫 메시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2명, 송환이냐 귀순이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 2명이 한국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러시아의 포로 교환 명단에 포함되어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돌아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을 통해 확인되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20여 차례에 걸쳐 대규모 포로 교환을 진행하며 협상을 상시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자국군과 함께 싸운 북한군 포로의 송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현재 우크라이나 측은 인도주의적 차원과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들의 송환을 보류하고 있지만,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다. 유용원 의원은 우리 정부가 이들의 귀순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면, 향후 재개될 포로 교환 협상에서 이들이 러시아나 북한으로 넘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행을 원한 이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이다.특히 전쟁이 끝난 후에는 위험이 더욱 커진다.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이 종료되면 포로는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되어야 한다. 러시아가 종전 후 북한군 포로 송환을 강력히 요구할 경우,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이는 자유를 찾아 한국행을 희망한 이들에게 사실상의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유 의원은 강조했다.이에 유 의원은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대통령 특사를 우크라이나에 조속히 파견하여, 귀순 의사를 밝힌 포로들이 안전하게 한국으로 송환될 수 있도록 양국 정상 간의 확실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인권 수호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대한민국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규정하며 북한 주민 역시 우리 국민으로 보고 있다. 이들 포로가 처음 귀순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해 2월 유 의원과의 면담에서였지만, 이후 관련 절차는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