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붉은 말의 해 기운 팍팍 담은 역대급 전시회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실력파 민화 작가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한국민화연구회가 아주 특별한 첫인사를 건넨다. 창립전 그런데 말이야가 오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기념하는 세화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발걸음답게 시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따뜻하고도 강렬한 에너지가 전시장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전시 제목인 그런데 말이야부터가 심상치 않다. 우리가 흔히 일상 대화 속에서 화제를 전환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낼 때 사용하는 이 문구는 관객들에게 건네는 친근한 말 걸기다. 김순란 한국민화연구회 회장은 민화를 그저 박물관에 박제된 옛날 그림으로만 바라보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민화가 얼마나 가깝고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인지를 보여주겠다는 작가들의 당찬 포부가 이 대화체 제목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단연 말이다. 병오년을 상징하는 붉은 말은 예로부터 역동적인 에너지와 도약의 기운을 의미해 왔다. 전시장에는 권수연, 김경희, 김동란, 김순란 등 총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말의 다채로운 모습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풀어낸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순히 달리는 말의 형상뿐만 아니라 사유하고 꿈꾸는 말의 내면까지 담아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공개된 주요 작품들을 보면 민화의 진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실감할 수 있다. 윤수빈 작가의 금마의 질주는 순지 위에 금니로 표현되어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말의 움직임을 잡아냈다. 김순란 회장의 부귀의 말은 비단 위에 채색된 우아한 색감이 돋보이며, 김은주 작가의 길상, 빛을 달리다 역시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이들 작품은 전통 민화가 가진 상징성과 서사를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현대적 감각과 섬세한 필치가 더해져 한 폭의 패션 화보나 현대 미술 작품 같은 세련미를 풍긴다.

 

민화는 원래 우리 민족의 삶과 가장 밀접했던 그림이다. 복을 빌고 나쁜 기운을 쫓는 염원이 담긴 길상적 소재들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있다. 한국민화연구회 작가들은 과거의 도상을 그대로 베끼는 재현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이야기를 덧입혔다. 대담한 구도와 세련된 색채 조합은 젊은 세대들이 봐도 충분히 힙하다고 느낄 만큼 감각적이다. SNS에서 인생샷을 남기기 좋은 화려한 색감과 정교한 디테일은 이번 전시가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 작가 18인의 면면도 화려하다. 권수연, 김경희, 김동란, 김순란, 김연옥, 김은미, 김은주, 김지은, 박미연, 박승온, 성미현, 손경희, 양석윤, 윤수빈, 이은화, 이종임, 장영아, 허선진 등 대구 민화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작가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말을 해석하고 민화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며 한국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순란 회장은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삶의 여유를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화가 전하는 복의 기운이 관람객 개개인에게 전달되어 2026년 한 해가 희망으로 가득 차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특히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을 사용하는 대규모 전시인 만큼 볼거리 또한 풍성해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가족이나 연인들에게도 최고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병오년 새해의 문턱에서 붉은 말이 상징하는 도약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번 한국민화연구회 창립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말이야라는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 어린 환대와 민화 작가 18인이 정성껏 그려낸 행복의 메시지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이어지니 서둘러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이 좋겠다. 붉은 말의 기운을 받아 2026년을 힘차게 질주할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충주맨' 키운 조길형 사퇴, 국민의힘 공천 시스템 붕괴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과정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현역 단체장인 김영환 지사가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되고, 유력 주자였던 조길형 전 충주시장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후보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선거 전부터 당내 분열상이 노출되고 있다.갈등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인 김영환 지사를 컷오프하고, 후보를 추가 공모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김수민 전 충북 정무부지사가 새롭게 후보로 등록하자, 기존 예비후보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불공정 공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지사는 '밀실 공작 공천'이라며 공관위원장과의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이에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새치기 공천 접수'를 비판하며 예비후보직 사퇴와 공천 신청 취소를 선언했다. 그는 SNS를 통해 "도민들이 아닌 저들에게 공천을 구걸하는 것은 구차한 일"이라며 당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충주시장 재임 시절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을 발탁해 유튜브 채널을 성공시킨 그의 높은 경쟁력을 기대했던 당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다른 후보들도 반발에 가세했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고,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역시 "사람에 따라 절차와 규칙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며 공관위의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후보들의 연쇄적인 반발로 충북지사 선거는 시작부터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상황이 악화하자 충북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중재에 나섰다. 이들은 장동혁 당 대표를 만나 공정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 전 시장이 아직 공식적으로 탈당계나 사퇴서를 제출하지는 않은 만큼, 갈등을 봉합하고 경선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장동혁 대표는 지역 의원들에게 '특정인을 위한 컷오프는 아니며, 경선으로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등을 돌린 후보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공천 파열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지도부의 섣부른 판단이 낳은 공천 잡음이 본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