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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고 사라지지 않는다, 영국에 영구 박제된 K-가든

 한국 고유의 정원 미학이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유서 깊은 정원 축제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의 쇼가든 부문에 공식 초청받아 한국 정원을 조성하게 됐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축제는 영국 왕립원예협회(RHS)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 중 하나다. 천리포수목원의 이번 선정은 전 세계 단 6개 팀에게만 주어진 기회로, 4개월에 걸친 RHS 전문가들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천리포수목원이 선보일 작품의 주제는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것들(What the Sea Gives Us)’이다. 수목원 본연의 서해안 풍경을 모티브로 삼아, 모래언덕과 해안 식물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재현한다. 특히 재활용 자재를 활용해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지어 지속가능성의 메시지까지 담아낼 예정이다.

 

RHS 심사단은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물과 모래언덕, 그리고 한국의 해안 식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한국적 풍경을 만들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는 서구권에 익숙하지 않은 K-가든의 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이 한국 정원은 사라지지 않는다. 영국의 유서 깊은 힐리어 가든(Hillier Garden)으로 그대로 옮겨져 영구적으로 보존 및 전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회성 행사를 넘어, 현지인들이 언제든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지속적인 문화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

 

천리포수목원 측은 이번 참가를 통해 한국 정원만이 가진 고유의 정서와 독특한 풍경을 세계 무대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세계 조경계에서 한국 조경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메달 꿈꾸던 19세, 형장 이슬로..이란, 레슬링 유망주 처형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이란의 명예를 드높였던 10대 레슬링 선수가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란 당국이 시위 관련 사범들에 대한 사형을 공식 집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19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 당국은 지난 1월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메흐디 가세미, 사이드 다부디, 그리고 살레 모하마디 등 3명에 대한 교수형을 전격 집행했다.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처형된 살레 모하마디의 신분이다. 그는 2024년 러시아에서 열린 '사이티예프컵' 국제 레슬링 대회에 이란 국가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유망주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처형되기 불과 일주일 전, 감옥에서 19번째 생일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장래가 촉망되던 어린 선수의 삶은 국가 폭력 앞에 허무하게 끊어졌다.이란 당국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모하레베(Moharebeh)', 즉 '신에 대한 적대 행위'다. 이란 형법상 최고형인 사형 선고가 가능한 중범죄로, 당국은 이들이 시위 도중 경찰을 살해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을 위한 첩보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처형을 "법의 탈을 쓴 살인"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피고인들은 변호인의 조력권조차 보장받지 못했으며, 재판은 요식 행위에 불과한 초고속 절차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이란 인권협회 역시 "당국이 주장하는 자백은 가혹한 고문과 협박을 통해 강제로 받아낸 것"이라며 "증거 재판주의가 완전히 무시된 명백한 불공정 재판"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이번 사형 집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란 전역을 휩쓴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시위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생존권 요구에서 시작됐으나, 정부의 강경 진압에 맞서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됐다.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 진압 과정에서 약 3,1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마저도 대부분이 폭도나 외세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제 인권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이란 정부가 학살의 진상을 은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이번 10대 레슬링 선수의 처형은 이란 당국이 시위대에 보내는 잔혹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공포를 통해 통제를 강화하려는 이란 정부의 행보에 국제사회의 고립과 비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